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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 노덤 주지사 인종주의자 사진 사건……용두사미 결론

의대 고용 로펌 “가면 속 인물 특정할 수 없다”

랄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민주)를 둘러싼 인종차별주의 논란이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이 고용한 로펌 ‘맥과이어우즈’는 “노덤 주지사 졸업앨범(yearbook) 페이지에 수록된 흑인분장가면과 KKK단 복장 사진 속의 주인공이 누구인지 판단할 수 없었으며, 노덤 주지사의 주장대로 실수에 의해 이 사진이 이 페이지에 실린 것이라고 판단할만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1984년 졸업한 노덤 주지사의 졸업앨범 개인 페이지에 흑인분장가면과 KKK단 복장을 사람이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 게재돼 있었다.

지난 2월 한 보수인터넷매체가 이 사진을 공개한 후 저스틴 페어팩스 부지사(민주)의 성폭행 의혹 사건 2건, 마크 헤링 검찰총장(민주)의 또다른 흑인분장가면 사진촬영 고백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버지니아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지지율이 폭락한 바 있다.

문제가 커지자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이 자체적으로 로펌을 고용해 수사를 의뢰하기에 이르렀다. 로펌은 “조사결과 학교당국은 졸업앨범 제작과정에서 학생들과 소통하긴 하지만 앨범 내용을 감시하거나 편집하지 않는다”며 “지난 1976년부터 2013년까지의 졸업앨범을 전수조사한 결과도 이와 동일했다”고 발혔다.



로펌의 조사보고서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 보고서(report to eastern virginia medical school)> 에 의하면, 지난 3개월동안 인터뷰한 사람은 모두 52명으로, 문제의 사진 속 인물이 노덤 주지사라고 특정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1984년 졸업앨범에는 흑인분장가면 사진이 노덤 주지사 페이지 외에도 다른 두 페이지에서도 발견됐으나 이 역시 주인공이 누군지 밝히지 못했다.

모두 55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인터뷰한 인물의 답변이 기록돼 있으나, 로펌이 작성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이나 다른 법률쟁송에서 법률적 효력을 갖기는 힘들기 때문에, 로펌의 조사가 잘못되거나 거짓 증언을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노덤 주지사는 로펌 보고서 인터뷰를 통해 “졸업 당시 내 사진과 비교해 보면 흑인분장가면을 한 사람은 나보다 훨씬 크고 KKK단 복장을 한 사람은 나보다 작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의 일처럼 기억할 수 있는 대목은 졸업 파티에서 KKK단 복장을 한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또한 “앨범 개인 페이지에 실릴 사진과 인용문구를 편집진 학생에게 전달했는데, 어떻게 이런 사진이 실렸는지 알 수 없다”며 “편집진 학생 중 일부를 잘 알긴 하지만 그들이 장난으로 이같은 편집을 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는 등, 계속해서 편집 실수 쪽으로 몰아갔다.

1977년 졸업앨범에는 아시안 학생의 앨범 페이지에 ‘황색 재난(Yellow Peril)’, 유색인종 여학생의 앨범 페이지에 ‘소수계에게 준 신의 선물(God’s gift to minorities)’라는 문구가 쓰여져 있었다. 졸업앨범에 소수계를 폄훼하거나 인종차별적인 상징과 문구를 넣는 관행은 이 학교의 2000년대 중반까지 계속됐음에도 관련 증언이 나오지 않았다는 주장에는 공감하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펌은 수사를 위해 졸업생과 당시 학교 관계자에게 증언을 요구하는 메일 수천통을 발송했으나 결정적인 제보를 받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로펌의 수사결과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노덤 주지사는 지난 2월2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진속의 인물이 자신이라고 시인하고 사과했으나 다음날 곧바로 자신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는 심지어 “내 앨범 페이지에 이러한 사진이 실렸었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고 밝히고, 편집진의 실수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로펌이 조사했던 1984년 졸업앨범 편집진 중의 한명은 “앨범 페이지에 실수로 다른 사진이 들어갈 수는 없다”고 밝혔음에도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묵살됐다. 로펌 측은 “의대 측으로부터 충분한 협조가 있었으며 간섭을 받은 적이 한번도 없었다”고 밝혔다.


김옥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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