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교회 울타리 나와, 기독교 담론 나누자

개신교의 '복음주의'는 그 범위가 상당히 넓다.

지난 2주간 종교면에 '셰퍼드 컨퍼런스(Shepherd Conference)'에서 다뤄진 내용을 보도했다. 이 컨퍼런스는 매년 세계 각국의 목회자들(올해 3500여 명 참석)이 모여, 교회의 시대적 역할과 본질을 고민하고 논의한다.

복음주의에서도 주로 보수적 색채가 짙은 컨퍼런스로 존 맥아더, 알버트 몰러, 마크 데버, 스티븐 로슨, 폴 워셔 등 미국 보수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이 강사로 나섰다. 이들은 보수 성향이 강한 한인 교계에도 익숙한 인물이다.

이번 취재는 복음주의가 당면한 시대적 고민을 체감할 수 있었다. 목회자들은 점점 퇴색되어가는 '복음(gospel)'에 대한 본질적 의미와, 교회가 인본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에 의해 이미 상당부분 잠식된 현실을 우려했다.



3일간의 취재는 세계적인 목회자들의 생각을 독자에게 전하기 위함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각지에서 참석한 사람들과 현장에서 나눈 대화들이 매우 유익했다.

이는 오늘날 개신교에 대한 다양한 견해와 주장을 들으며 소위 '밑바닥 흐름'을 알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보수 복음주의권이 주최한 컨퍼런스라고 해서 참석자 모두가 동일하게 그러한 성향을 소유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성경의 범주 안에서 여러 생각을 나누기도 했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참석자도 있었다. 아쉬웠던 점은 그 많은 참석자 중 한인은 20여 명(주최 측 통계)이 채 안됐다는 점이다.

종교담당 기자로서 한인 교계를 보면 소유한 힘에 비해 진리에 대한 시대적 고민과 신학적 탐구 등에 대한 열정은 부족한 듯 싶다.

현재 한인 교계는 소규모 모임 외에는 셰퍼드 컨퍼런스처럼 수많은 목회자가 모여 기독교의 거대 담론을 나누는 자리가 부족하다. 기독 언론의 보도나 개인적으로 접하는 책을 제외하곤 개신교 전반의 흐름과 여러 시각을 직접 보고 듣고, 다함께 모여 고민할 기회가 사실상 없다.

반면 교회 성장 포럼, 대형교회 성공 철학 및 운영 방안을 배우는 세미나, 교계 단체 행사 등에 목회자들이 쉽게 몰리는 현상은 한인 교계가 실질적으로 쫓는 가치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내년 셰퍼드 컨퍼런스 주제는 '성경의 무오류성'이다. 이는 스펙트럼이 넓은 복음주의 사이에서도 다양한 주장이 있다. 그만큼 중요한 이슈기 때문에 이례적으로 5일간 열릴 예정이다. R·C 스프라울, 싱클레어 퍼거슨 등 세계적인 신학자도 이미 강사로 확정됐다. 주최 측은 본지 보도를 계기로 내년 컨퍼런스에는 한인 교계를 위해 공식적인 한국어 통역도 지원하기로 했다.

각각의 신학적 견해를 떠나 그런 자리에 자꾸 참석해서 목회자로서 기준도 재정립하고, 토론과 대화 등을 통해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