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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지금이라도 이유있는 반대해야…

최근 미국장로교(PCUSA)가 '남성과 여성의 결합'이라고 명시된 결혼에 '두 사람의 결합'이란 문구를 더했다.

또 동성결혼이 허용된 주에서는 목회자가 동성결혼 주례를 설 수 있게 허용했다.

〈본지 6월24일자 A-27면>

현재 교계에서는 PCUSA의 행보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교단 내부적으로 반대 성명을 채택했고, 외부에서는 많은 교회가 이번 결정을 비난했다.



이런 반응은 교계의 '둔감성'을 보여준다. 이미 PCUSA에서는 10여 년 전 부터 동성결혼 이슈가 꾸준히 공론화된 상태였고, 지난 2011년에는 동성애자 목사 안수까지 허용한 상태였다. 사실 이번 결정은 당연한 수순으로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이 시대는 교회가 느끼는 것 이상으로 급변하고 있다. 지금은 무작정 반대만 하기에는 너무 늦었다. 미국 기독교의 최대 장로교단이 동성결혼을 수용할 정도니, 하물며 정치권, 주류사회, 젊은층 등의 인식은 어떻겠는가. 급기야 지난해 연방대법원은 '결혼보호법'에 대한 위헌 판결을 통해 미국의 전통적 결혼 개념까지 바꿔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이슈가 터질 때마다 구체적 논리도 없이 기독교만의 언어로 반대만 하다 보니, 어느새 동성결혼 이슈는 사회적 인식과 종교적 신념의 대립 구도로 고착됐다.

사실 동성결혼은 기독교만 반대하는 게 아니었다. 교계는 이를 반대하는 단체 및 학자, 정치인과 제대로 연계하지 못하고 신앙심의 발로로 반대에만 급급했다. 교계는 지금이라도 체계적 대응 방안과 논리적 의견 등을 연구 및 개진해 나가야 한다.

〈본지 6월17일자 A-26면>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동성애 이슈에 대한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동성애가 성경적 기준으로 '죄'라는 신념은 굳건히 붙잡되, 그것을 배척의 도구로 사용해선 안 된다. 신앙과 인격적 사고를 통해 그들의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아픔을 헤아리려는 태도가 수반돼야 한다. 헤아림 없는 주장은 혐오의 또 다른 표현이자 종교 폭력일 뿐이다.

유독 동성애 이슈만 과격하게 반응하는 것도 유의해야 한다. 성경에는 동성애 외에도 수많은 죄가 언급돼 있다. 오늘날 교계는 내부적 비리, 복음의 부재, 교회의 세속화와 타락, 성범죄 등 각종 심각한 문제에는 정작 얼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가. 각종 부조리나 사회악에 대해서는 정작 동성애만큼 대외적 목소리를 내고 있나.

기독교가 사회적 이슈를 성경의 시각으로 접근할 때는, 신앙으로 고백 되면서 동시에 외부에는 이성적 사고와 해석을 통해 이해 또는 수용될 수 있는 인식의 틀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성경은 배척을 위한 선 긋기가 아닌, 궁극적으로 신의 사랑을 전하고 그 영역 안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무작정 반대 목청만 높이지말고, 이유 있는 반대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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