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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 뉴스] Love it or Leave it -차기 LA한인회에 바란다

'싸움'한 지 딱 10년이 됐다. LA한인회 회장선거는 2006년 5월13일, 4명의 후보가 나와 치러졌다. 처음으로 후보 토론회가 열리면서 각 후보들은 사생활과 과거가 발가벗겨지는 혹독한 검증도 받았다.

더해 '공약 따져보기(매니페스토:Manifesto)'까지 있었다. 치열했다. 후보들은 서로의 약점을 물고 늘어졌다. 공개적으로 각 후보의 치부가 까밝혀졌고, 해당자는 직접 해명했어야 했다. 후보 중 한 명은 "앞으로 아무나 나오기 힘들겠다"라며 푸념했다.

선거는 지독한 싸움이다. 생각이 다르고, 목표가 다른 개인이나 그룹 대표들이 치고받는 것이다. 선거는 이런 인간 본능의 물리적 패싸움을 절차화·제도화한 것이다. 싸움(선거)을 하다 보면 그 사회에 수년 동안 바닥에 깔려있던 먼지와 불순물들이 부유한다.

그 혼돈과 뒤섞임을 누구는 난장판, 이전투구, 분열이라고 말하지만 그 과정은 미래 생산적이자 민주주의의 요체이기도 하다. 선거는 인물을 뽑는 일보다는, 가라앉아 굳어지고 있는 그 사회의 부조리와 비리를 들어올려 깨부수는 작업이다.



로라, 사실 이번엔 싸움하기를 바랐다. 2016년 5월 현재 LA한인사회는 도대체 어떤 좌표를 찍고 있는지 알고 싶었다. 각 후보들이 나서 '이런 문제가 있다' '이렇게 바꾸겠다'를 들으며 한인사회의 반성과 지향점을 자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무산됐다. 한인사회는 발전의 '모멘텀'을 놓친 셈이다.

로라, 차기 한인회에서 세 가지를 꼭 바꿔야 한다.

첫째, 한인회를 정치단체로 탈바꿈해야 한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한인회'라는 현 명칭을 쓰기 시작한 이후부터 한인회는 주임무로 대민봉사를 자처했다. (본래 한인회는 1962년 친목도모와 정보교환을 목적으로 '가주한인센터'라는 사랑방 형태로 출발했다)

하지만 10년여 전부터 이민법과 사회복지법이 급격하게 바뀌고, 사회가 다원화 되면서 한인들의 요구도 다양해 졌다. 이런 상황에서 1.5세들을 주축으로 한 새로운 단체들이 각 분야별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배운 그들'은 한인사회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키는 한편 정부의 돈을 타내며 재정적으로 자립했다.

로라, 당신도 인지하고 있듯 많은 한인들이 한인회 무용론에 편을 든다. '하는 일도 없는 단체가 싸우기나 하고'가 핵심이다.

그러나 이 말을 비틀면 오히려 한인회의 정체성이 나온다. 정치단체다. 어느 나라고 정치단체는 '하는 일 없고 서로 싸운다'라는 멍에를 지게 마련이다. 한국 국회, 미국 국회 다 마찬가지다.

로라, 기 죽지 마라. 위축된 상황이지만 한인회의 존재는 '단일화된 창구'로서 여전히 필요하다. 이런저런 욕을 먹어도 한인회는 대외적으로 한인사회 대표단체가 될 수밖에 없다. 또 한인들의 재력과 정치력이 확장된 이 시점에 한인회가 정치단체로 색깔을 바꿔야 하는 이유다. 미국정부, LA시정부와 한국정부를 상대로 '한인사회 이득적' 싸움을 벌여야 한다.

둘째, 돈줄을 찾아라. 정부 돈을 받아내야 한다. 1년 예산 30만여 달러를 기금모금파티 등으로 한인사회에서 뽑아낼 것이 아니다. 사무국을 강화해 그랜트를 받기 위한 전문인력을 상설하라. 한인회는 사실 정부 돈을 받기에 가장 좋은 자격을 갖추고 있다.

3P(Paper·Politic·Patient) 즉 활동 기록, 커뮤니티 창구라는 정치적 입장, 연속성 등이다. 건강정보센터를 이끌었던 로라가 잘 할 수 있는 일이지 않나.

셋째, 정관을 현대화하라. 회장출마 등록비 10만 달러를 1만 달러로 내려야 한다. 그게 상식이다. 한인회장은 2~3000달러라도 월급을 받아야 한다. 그게 정상이다. 차기 선거부터는 후보자가 세부 공약을 최소 20개는 제출하도록 해야한다. 그게 맞다

로라, 업무에 임할 때나 이사회 때 항상 다음 말로 시작하라. "Love it or Leave it!"(사랑하지 않을 바에는 이런저런 소리말고 떠나라) 당신의 임무는 개혁이다.


김석하 사회부장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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