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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쇼트트랙, 4시간의 얼음판 변신 마법

종목 따라 빙질 달라져…최첨단 기술 선보여
4년전 소치보다 훌륭한 환경에 선수들 감탄

2018뇬 평창 겨울올림픽 '4시간의 마법'이 호평을 받고 있다.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는 오전에 피겨스케이팅, 저녁에 쇼트트랙 경기가 열린다. 두 종목의 경기가 같은 날에 열리는 건 이번 올림픽에서 17일이 처음이었다. 지난 1년 동안 갈고 닦은 빙판 변신 기술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날이기도 한다.

이번 올림픽에선 17일과 20일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한 경기장에서 차례로 열린다. 17일 오전부터 피겨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열렸다. 이후 4시간뒤부터 쇼트트랙 대표팀의 워밍업이 시작된다. 이후 여자 쇼트트랙 1500m, 남자 쇼트트랙 1000m가 열렸다. 피겨와 쇼트트랙 모두 메달이 결정되는 날이기 때문에 빙질 상태가 중요했다.

그런데 피겨와 쇼트트랙은 빙질 컨디션이 전혀 다르다. 점프가 많은 피겨는 빙질이 다소 부드러워야 한다. 반면 빠른 스피드와 급격한 코너링이 필요한 쇼트트랙은 딱딱한 얼음이 제격이다. 최적의 빙면 온도는 피겨는 영하 4도, 쇼트트랙이 영하 7도다. 두께도 다르다. 쇼트트랙은 3㎝, 피겨는 5㎝ 두께의 얼음 위에서 펼쳐진다. 얼음 색깔도 쇼트트랙은 흰색, 피겨는 은색이다.



즉, 피겨 경기가 끝나면 4시간 내에 쇼트트랙에 맞는 경기장으로 변신해야 했다. 고기현 시설총괄 매니저는 "몇 시간 안에 빙질을 바꾸는 건 힘든 일이다. 레이스와 연기 종목은 사용하는 빙판 범위부터 다르다. 중계 카메라 위치, 펜스 장치와 부착물도 다 바꿔야 한다"고 설명했다. 피겨 경기 후 60명 정도가 투입돼 펜스 장치, 심판석 위치, 카메라 위치 등을 바꾸는 연습을 계속한 결과 20분까지 단축시켰다.

관건은 빙질의 완벽한 변신으로 강릉 아이스아레나 아이스 테크니션을 맡고 있는 배기태 아이스&스포츠 기술이사는 "4시간 안에 종목에 맞는 빙면온도를 맞추려고 셀 수도 없이 많이 리허설을 했다. 올림픽 개막 후, 오전에 피겨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오후에 쇼트트랙 빙질로 바꾸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빙판 온도는 1시간20분 만에 맞출 수 있다. 이후 피겨 경기로 인해 얼음이 파인 부분을 메우고 정빙하는데 40~50분이 필요하다. 피겨에서 쇼트트랙으로 경기장을 변신하는 시간은 넉넉히 2시간30분~3시간이 걸린다.

쇼트트랙(영하 7도) 경기보다 피겨(영하 4도) 경기가 먼저 열리는 것이 다행이다. 배기태 이사는 "얼음을 녹이는 것보다 얼리는 게 더 쉽기 때문에 4시간 안에 빙질 변신이 가능했다"고 전했다. 4시간 내에 빙면온도를 낮추기 위해 150RT(냉동톤)짜리 냉각기를 3대나 설치했다. 이는 일반 링크장 3개를 운영할 수 있는 용량이다.

평창올림픽 강릉 아이스아레나의 빙질 상태는 최상이다. 2014년 소치올림픽과는 다르게 빙질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피겨 선수들은 입을 모아 "빙질이 정말 좋다"고 엄지를 세웠다. 쇼트트랙에서는 올림픽 신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소치올림픽 피겨와 쇼트트랙이 열린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빙질 변신에 실패했다. 여자 쇼트트랙에선 박승희(스포츠토토)가 500m 결승에서 두 차례 넘어졌다. 박승희는 "빙판 곳곳이 파였고, 빙질이 좋지 않았다. 추월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피겨 남자싱글에서 금메달을 딴 하뉴 유즈루(일본)와 은메달의 패트릭 챈(캐나다)도 프리스케이팅 도중 넘어졌다.

한 빙상장에서 두 종목 경기를 치르는 건 평창올림픽이 처음은 아니다. 겨울올림픽 원년인 1924년 샤모니(프랑스) 대회 이래 주로 아이스하키와 피겨가 한 경기장에서 열렸다. 그러나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에서 쇼트트랙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뒤엔 주로 쇼트트랙과 피겨가 한 지붕 아래에서 열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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