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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이야기] 고대 삼엽충이 남긴 '죽음의 행렬'

약 4억8000만년 전 바닷속에서 고대 삼엽충이 일렬로 이동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긴 화석이 발굴됐다.

대하나 개미 등 현대 절지동물이 열을 맞춰 이동하는 장면은 흔하지만 출발점을 알 수 없었던 이런 집단화된 사회적 습성이 적어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을 보여주는 화석으로 학계에 발표됐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와 외신 등에 따르면 리옹 1대학(클로드 베르나르대학)의 장 바니에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모로코의 오르도비스기 지층에서 발굴된 삼엽충인 암픽스 프리스쿠스(Ampyx priscus)의 행렬 화석에 관한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실었다.

이 화석들은 16~22㎜의 암픽스 삼엽충 22마리가 한 줄로 이동하는 모습을 담고있다.



암픽스 삼엽충은 앞쪽에 단단한 긴 가시가 있고, 등에도 양쪽으로 긴 가시가 달려있는데, 행렬 안의 삼엽충들은 이 가시가 서로 닿아있다. 이것으로 미뤄볼 때 시각이 발달하지 않은 암픽스 삼엽충이 가시를 통해 촉각이나 페로몬 신호를 교환하며 행렬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캄브리아기 이전의 생명체는 신경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아 집단화된 행동을 할 수 없었다면서 이 화석들을 동물의 집단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가장 오래된 증거로 해석했다.

현존하는 동물 그룹의 상당수는 약 5억4100만년 전 '캄브리아 대폭발' 때 출현했으며, 암픽스 삼엽충은 해양생물종이 극적으로 늘어나는 '오르도비스기 생물다양성 대급증사건' 때 바다에서 살았다. 초기 절지동물의 집단 화석에 대해 앞선 연구에서는 다른 동물이 파놓은 해저의 굴속에서 피난처를 찾느라 일렬을 이루게 됐다거나 해류에 떠밀려 모이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결과를 내놓았다.

바니에 박사 연구팀은 일렬 화석 속 암픽스 삼엽충이 생생하게 보존된 것은 침전물에 갑자기 묻혀 죽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류에 떠밀리거나 굴속에 있다가 화석이 된 것이 아니라 폭풍 때 환경적 스트레스로 더 조용하고 깊은 곳을 찾아 긴 가시로 접촉을 유지하며 대열을 이뤄 이동하다가 침전물에 묻혀 죽으면서 화석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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