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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과정 가르칠 기회…객관적 태도 필수

[학부모 교실-신문으로 배워요]
대통령 탄핵 제도

연령대 맞춰 단어 설명하고
자녀 소셜미디어 모니터해야


노스리지에 거주하는 데이비드 정(50)씨는 지난 18일 고등학생 아들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 결의안에 대한 주제로 무려 1시간이 넘게 대화를 했다.

평소 대화를 자주 하지 않았기에 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놀랐다는 정씨는 “탄핵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어 내심 뿌듯하기도 했지만 내가 아는 것이 부족해 대화를 진행하는데 조금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정씨의 아들이 탄핵안을 접한 건 소셜 미디어. 트럼프의 트위터 어카운트에도 가끔 방문한다.



온라인 매체인 커먼센스 미디어에 따르면 8세에서 18세 사이의 청소년들이 하루 평균 4.5~7.5시간을 비디오나 소셜미디어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러한 자녀들과 대화를 하고 싶다면 트럼프 탄핵안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시도하면 어떨까? 하지만 주의할 점도 있다.

교육자들은 “사회적인 이슈를 놓고 자녀와 대화하면서 관계를 가깝게 할 수도 있지만 섣부른 의견만 고집하다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경우도 생긴다”며 “가능한 자녀의 연령에 맞춰 대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국의 공영라디오방송인 NPR에서 알려주는 대화법을 정리했다.

◆객관적으로 사실을 설명하라

탄핵 소추 결의안이 통과되기 전부터 관련 공청회와 조사 내용은 대부분의 언론에 공개됐다. 대부분의 성인은 정치적인 성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와 관련된 민감한 이슈에만 관심을 갖고 듣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성인처럼 정치적인 성향이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가족이나 친구, 교사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관련 이슈에 노출돼 있다. 전문가들은 그렇기 때문에 “부모가 자녀들에게 탄핵 뉴스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 이야기할 때 비판적이면서 객관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자녀들이 있을 때 다른 성인과 대화할 때도 이를 유념해야 자녀가 편파적인 생각을 갖지 않게 된다”고 강조했다.

테네시대학 크리스토퍼 오헤다 정치학과 부교수는 “탄핵안을 통해 정치를 배우는 지금의 아이들은 오히려 민주주의 시스템이나 과정을 거부하거나 나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며 “중·고등학생들도 아직 탄핵의 의미나 과정을 다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고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동도 자녀에게 정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연령에 맞춰 대화하라

케빈 디건-크라우즈 정치학 교수는 “어린 학생들에게는 ‘탄핵’이라는 단어의 뜻만 설명해도 큰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자녀들에게 단어의 뜻을 설명하면서 대통령이 매우 나쁜 일을 저질렀고 잘못된 일을 하는데 권력을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경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예를 들어 부모와 자녀, 형제나 자매 등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나이차나 역할이 다르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괴롭히면 안 된다"고 강조할 수 있다. 특히 부모가 자녀를 위해 만든 규칙은 누구든지 지켜야 하며 이는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라고 말하면 탄핵의 동기를 가르칠 수 있다고 디건-크라우즈 교수는 말했다.

◆편견 없는 태도를 보여라

전문가들에 따르면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아이들은 탄핵의 의미를 스스로 이해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의 궁금증은 “어느 쪽이 옳은가” 여부다. 이때 당파적인 부모가 상대방을 악마로 만드는 것은 위험하다.

디건-크라우즈 교수는 “10대들이 누가 옳은지 그른지를 알고 싶어 할 때 상대방의 주장을 과감한 정신으로 설명하고 자녀가 편견 없이 이슈를 대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고등학생이라면 함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관련 이슈를 함께 찾아보고 양쪽의 의견을 공평하게 배울 수 있게 돕는다.

무엇보다 자녀의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내용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모니터하는 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가족 모두가 함께 볼 수 있도록 거실에 컴퓨터를 설치하고 셀폰도 오픈 공간에서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대화할 타이밍을 맞춰라

가족과의 식사시간에 관련 주제가 나왔다든지 또는 자녀와 TV를 함께 시청하는 중이라면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대화하면서 자녀가 사회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거나 혼란스러워한다고 느낀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책임감 있는 어른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정치에 대해 가르치기보다는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그리고 소셜미디어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질문하고 들어보자.

또 자녀가 미디어 사용능력이 충분한지, 자녀가 해당 정보가 사실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지에 대해 비판적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트럼프에 대한 탄핵 사건의 장단점보다는 탄핵 과정이 어떻게 미국의 민주주의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유도하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미국 탄핵 제도란

탄핵은 일반 사법절차에 따라 소추하거나 징계 절차에 따라 징계하기가 곤란한 대통령이나 고위 공직자가 직무상 위헌이나 위법행위 등을 범한 경우 의회가 이들을 소추해 파면하는 제도다.

연방 헌법 제2조 4항 1절에 따르면 탄핵 대상은 대통령, 부통령, 연방 법관 외 ‘민간 공무원(civil Officers)’은 반역죄, 수뢰죄, 또는 그 밖의 중대한 범죄 및 경범죄로 탄핵당할 수 있으며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 그 직에서 면직된다.

탄핵 절차는 먼저 연방 하원이 탄핵을 소추하고 연방 상원이 이를 심리해 탄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연방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 탄핵 절차가 시작된다.

연방 하원은 이 절차에 따라 탄핵 절차를 밟고 조사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 원조를 대가로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를 압박해 권력을 남용하고, 탄핵 조사를 방해했다는 두 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연방 하원은 18일 ‘권력 남용’ 항목은 찬성 230표 대 반대 197표, 두 번째 ‘의회 업무 방해’ 항목은 찬성 229표 대 반대 198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1868년 앤드루 존슨,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로 공식 탄핵 대상이 됐다.

트럼프 탄핵안은 하원을 통과함에 따라 다음달 상원에서 심판 절차를 거치게 된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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