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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심리까지 흔든다

김정·영화평론가
김정·영화평론가

[LA중앙일보] 발행 2018/03/23 미주판 24면 기사입력 2018/03/22 20:10

의문과 수수께끼의 연속
아이폰 촬영 등 창의성 넘쳐

'Unsane'이란 단어는 지상에 존재하지 않는 단어이다. 영화 '언세인'은 '정신이 온전하다'는 뜻인 'Sane' 그리고 그 반대어인 'Insane'이란 두 단어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이코 스릴러이다. 정상과 비정상의 모호한 중간적 의미를 띄워 놓고 전개되는 매우 흥미로운 영화이다. '혼란'이라는 소재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에 그치지 않고 영화를 감상하는 관객들의 심리까지도 혼란케 한다.

투자분석가라는 직업이 암시하듯 소여 발렌티(Saywer Valenti)는 매우 스마트한 여성이다. 지난 2년 동안 자신을 괴롭혀 왔던 과거의 남자친구, 그러나 지금은 스토커로 변신한 데이비드를 피해 보스턴에서 펜실베이니아로 거주지를 옮기지만, 정작 그 곳에는 예상치 못했던 더 많은 위험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 스토킹 피해자들을 위한 재활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도중,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강제로 재활원에 입원이 되어 버리고 만다.

소여는 곧 자신이 외부와 완전히 차단되어 갇혀 있는 상태라는 걸 감지한다. 소여의 정신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정신과 의사들과 간호원들의 심문이 시작되고 소여는 병원 스태프 중 누군가가 자신을 이곳에 입원시킨 스토커일 거라고 믿게 되면서, 생존을 위한 소여의 험난한 '언세인'의 여정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의 줄거리는 표면적 시놉시스에 불과하다. 영화를 관람하는 관객들의 심리는 정작 정신이상자는 소여 자신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의 시점에 이르게 된다. 모두가 정신이상인 것 같은 환경, 정상인도 정신이상자로 취급 받는 재활원의 가혹한 규율, 거부하면 할수록 가혹해지는 강압, 그로 인한 피해망상과 환영에 소여와 관객들은 깊은 혼돈 속으로 빠져든다. 뭔가 수수께기를 풀었다고 여기는 순간 또 다시 찾아오는 의문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가는 느낌이다. 영화를 연출한 스티븐 소더버그는 끝까지 관객들에게 안착을 허락하지 않는다.

셀폰은 이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이며 소여에게는 최대의 적이다. 셀폰 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공간에 남긴 소여의 흔적들은 그녀를 위협하는 스토커에게 추적의 수단이 되고 그녀를 피해망상의 노예로 몰고 간다. 셀폰은 아이러니하게도 소여와 데이비드를 이어주는 연결고리이자 떨어져 있는 공간을 채워주는 서스펜스의 도구이다.

스티븐 소더버그는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감독이다. 소더버그의 연출 방식은 그 누구와도 유사하지 않다. 그의 영화들 중에서도 유사한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다. 창의력 넘치는 연출력과 함께 촬영과 편집까지 겸하는 드문 감독이다.

1989년 데뷔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로 칸 영화제에서 26살 최연소 나이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그는 1990년대 '저예산 독립영화'의 기수, 선댄스 영화제 세대를 대표하는 감독으로 각광을 받았다. 1998년 조지 클루니 주연의 '표적 Out of Sight'을 기점으로 할리우드 주류 감독 대열에 오른 이후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는 오늘 날 유럽의 영화팬들에게 가장 주목 받는 미국 영화감독 이기도 하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색다르게 변신한 클레어 포이의 이중적 연기가 이채롭다. 재활원 환자로 등장하는 주노 템플의 연기 또한 주목할 만하다. 촬영과 편집 양식에서 시도된 새로운 하이테크, B무비 장르의 고급스러움 등 소더버그의 세밀함이 돋보이는 영화이다.

소여의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를 -Sane, Insane or Unsane?- 보다 효과적으로 묘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이는 아이폰 촬영(iPhone 7 Plus)에 소더버그 특유의 창의성이 넘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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