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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예산 'B무비' 스타일의 잔혹한 복수극

전형적인 컬트 형식의 블랙코미디
'쏘우' 각본 쓴 리 워넬의 감독 데뷔작

제작사 블럼하우스(Blumhouse Productions)는 현재 영화계의 떠오르는 별이다.

'겟아웃', '해피 데스데이', '23 아이덴티티' 등의 저예산 영화들을 모두 히트시켰다.

'겟아웃'은 신예 흑인감독 조단 필이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고 작품상, 감독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2107년 영화계 최고의 서프라이즈로 주목 받았었다. 450만 달러의 저예산으로 무려 1억2000만 달러를 벌어 드렸으니 블럼하우스의 흥행 잠재력은 그야말로 메가급이다. 이들이 또 하나의 독특한 액션영화 '업그레이드'를 내놓았다.

블럼하우스가 히트시킨 작품들 중에는 다수가 'B무비' 스타일의 영화들이다. B무비란 기본적으로 적은 예산으로 제작되었고 A급 영화에 비해 질적으로 떨어지는 영화들을 뜻하는 B급 영화를 가리킨다.



미국의30년대 대공황은 할리우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관객들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영화를 보기 원했다.

영화 제작자들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저예산으로 단시일 내에 제작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되었다. 끼워 팔기와 동시 상영이라는 마케팅 전략이 도입되었다. 관객은 질적으로 우수한 A급 영화와 그 보다 질이 떨어지는 저예산 B급 영화를 한 편의 요금으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영화관람 방식을 환영했다. 자연스레 B급 영화가 하나의 장르로 자리를 잡는 계기가 형성됐다.

B무비는 주로 공상 과학 영화, 범죄 스릴러 등이 주를 이루었는데 간혹 이런 류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 공포 영화의 고전으로 알려져 있는 1942년작 '캣 피플'이 대표적인 예이다.

B무비는 처음에는 질 낮은 영화를 지칭하는 경멸적인 용어로 사용되다 50년대 프랑스의 비평가들에 의해 재조명 되면서 영화의 중요한 한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평론가들은 메이저 영화가 표현하지 못하는 자유로운 창작 정신과 자본에 종속되지 않는 B무비의 독립영화 정신을 높이 평가했다. 마틴 스콜세이지,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코엔 브라더스 등은 모두 신예 시절 B무비를 만들면서 자신들만의 독특한 실험정신을 표현했고 초기의 B무비들을 통해 영화의 예술성과 작가성을 구현하며 주목을 받은 감독들이다.

'저수지의 개들', '킬빌(Kill Bill)' 등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퀜틴 타란티노 역시 B무비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철저하게 독학이었던 그는 무명시절 B무비에 심취해 있었고 B무비들은 결국 타란티노의 향후 작품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영화 '업그레이드'는 미래와 과거가 적절히 조화된 묘한 시제 속에서 시작한다.

그레이 트레이시 (로간 마샬 그린)는 괴한들에게 습격을 당하면서 아내를 잃고 전신마비 환자가 된다. 이때 백만장자 에론이 그레이에게 접근, '스템(Stem)'이라는 컴퓨터 칩을 척추에 이식하면 놀라운 신체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위험한 제안을 한다. 고심 끝에 스템을 이식받은 그레이는 스템의 초능력을 활용해 아내를 살해한 일당을 찾아 잔인하리만치 냉혹한 복수를 시작한다.

'업그레이드'는 선댄스 영화제의 라이벌격인 독립 영화제 SXSW에서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존 윅'과 비교될 만큼 스타일리시한 액션들이 돋보인다. B무비 특유의 블랙 코미디도 적재 적소에서 관객들의 긴장감을 해소시켜 준다.

'쏘우'와 '인시디어스'의 각본을 쓴 '리 워넬'의 감독 데뷔작이다. 겟아웃에서 기이하며 섬뜩한 가정부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였던 흑인 여배우 베티 가브리엘이 그레이의 비극적인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로 출연한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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