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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가수 프레드 머큐리의 영광과 좌절

등급 맞추다 보니 극적 묘사 다소 미흡
보헤미안 랩소디, 70년대 불후의 명곡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감독: 브라이언 싱어, 덱스터 프렛처
출연: 라미 말렉,
장르: 드라마
등급: PG13


떠돌아 다니는 집시를 일컫는 '보헤미안', 영웅적 서사시를 뜻하는 음악 용어 '랩소디'.

바람처럼 떠도는 젊은 음악가의 자유를 향한 끝없는 추구, 반항과 트라우마 가득한 운명에 관한 노래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록 음악으로서는 최초로 아카펠라와 오페라의 형식으로 만들어진 노래라서인지 발표 당시(1975년) 이 노래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었다. 실제로 보헤미안 랩소디는 오늘 날 유튜브 조회수 1억, '80년대 이전 노래' 부문에서 단연 1위에 올라 있다. 비틀즈, 레드 제플린, 엘튼 존 등 전설적인 가수들이 활약했던 60, 70년대의 그 주옥 같은 노래들을 제치고 가장 인지도 높은 노래로 기록되고 있는 사실은 자못 놀랍기까지 하다.



70년대 영국의 대표적 록밴드 퀸(The Queen)의 보컬리스트이며 리더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지난 주 개봉됐다.

영화의 제작과정에서 감독인 브라이언 싱어와 주연 라미 말렉의 잦은 불화로 급기야는 감독이 중간에 해고되는 사태로 인해 상대적으로 기대가 컸던 영화이다. '엑스맨' 시리즈, '유주얼 서스펙트'(1996) 등을 연출한 싱어가 해고된 후 덱스터 플레처가 이어받아 후반부를 마무리 했다. 영화는 밴드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중심으로 밴드 퀸의 결성 시기부터 1985년 라이브 에이드(Live AIDS) 공연까지, 15년간 일어난 일화들을 다루고 있다.

탁월한 캐스팅, 퀸의 주옥 같은 노래들, 그리고 성공, 좌절 그리고 다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스토리라인이 지탱해주고 있음에도 영화는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했을지도 모르는 '제작 방향'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했다. 파란만장한 R등급의 삶을 살다간 머큐리의 인생을 PG13의 프레임에 맞추다 보니 발생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러다 보니 영화는 머큐리의 삶에 보다 더 근접하기 못했다. 머큐리의 극적 삶이 표피적으로만 표현된 느낌이다.

제작사는 영화의 흥행에 지나친 기대를 한 나머지 PG13등급에 맞추어 영화가 완성되기를 원했고 결국 영화는 PG13 등급으로 개봉됐다.

45세의 짧았지만 그 누구보다도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록레전드 프레드 머큐리. 그의 삶 자체가 영화였다. 그것도 마약과 동성애(혹은 양성애) 등 성인물에나 어울리는 소재들을 잔뜩 깔아놓은' R등급'의 하드코어 인생을 살았던, 그 누구보다도 극적인 인물이었다.

감동이 있으되 다소 작위적인,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그렸으되 정작 그의 '실존적 존재감'은 보이지 않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왠지 모르는 거리감이 있다. 머큐리의 종적을 프래시백 형식으로 찾아 다니며 실제 사건들을 그렸지만, 이미 다 알고 있는 뻔한 이야기들의 나열 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정작 전기영화가 갖추어야 할 인물 탐구와 '드라마'가 부족했다.

프레디 머큐리를 다룬 영화라면 이 보다 낳은 작품이 나왔어야 했다. 결과론이지만 브라이언 싱어는 영화를 망쳤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전기영화의 사실성과 연출의 창조적 균형은 철저히 감독의 몫이다.

라미 말렉이라는 배우의 존재감을 살렸으되 머큐리의 실존은 실종된 듯한 아쉬움이 있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영화는 아니다. 머큐리와의 싱크로율 100%에 가까운 말렉의 연기는 놀라우리 만치 전율적이다.

TV드라마 '미스터 로봇'에서 그를 보아온 팬들에게는 전혀 새삼스러울 것이 전혀 없겠지만, 그를 처음 대하는 영화팬들에겐 앞으로 주목할만한 배우로 각인되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종반부 '라이브 에이드' 공연에서의 말렉의 무대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김정·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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