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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의 케이맨 제도…조세피난처·해적섬·관광지로 유명

전 국토 강화도보다 작지만
거북 센터, 다이빙 명소로
하루 평균 크루즈 2척 기항

카리브해의 조그만 섬나라 케이맨 제도가 수평선에서 거대한 뭉게 구름과 맞닿아 있다. 케이맨 제도는 국제 조세 피난처로, 해적섬으로, 천혜의 다이빙 명소로, 크루즈선의 주요 기항지로 이름 높다.

카리브해의 조그만 섬나라 케이맨 제도가 수평선에서 거대한 뭉게 구름과 맞닿아 있다. 케이맨 제도는 국제 조세 피난처로, 해적섬으로, 천혜의 다이빙 명소로, 크루즈선의 주요 기항지로 이름 높다.

한때 케이맨 악어의 서식지여서 이름 붙은 이곳은 이제는 거북의 인공 부화장으로 알려져 있다.

한때 케이맨 악어의 서식지여서 이름 붙은 이곳은 이제는 거북의 인공 부화장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어촌에서나 볼 법한 크루즈 승객용 입국장의 모습, 크루즈 승객들은 당일 여행이면 비자가 면제된다.

작은 어촌에서나 볼 법한 크루즈 승객용 입국장의 모습, 크루즈 승객들은 당일 여행이면 비자가 면제된다.

수평선에 맞닿은 거대한 뭉게구름과 에메랄드 빛 바다에 떠 있는 육지는 흡사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처럼 애처로웠다. 수도인 조지타운이 자리한 그랜드 케이맨을 비롯해서 케이맨브랙, 리틀 케이맨으로 이뤄진 전 국토를 다 합치더라도 260㎢, 한국의 강화도 크기에도 못 미치니 더욱 그랬다.

하지만 그 크기와는 달리 존재감만은 결코 작지 않다. 하루 2척 이상의 크루즈선이 입항하는 카리브해의 인기 관광지인 것이 그렇고,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등이 없는 국제적인 조세 피난처로 외국 은행이나 기업들이 득실대는 것도 그렇다. 조지타운은 600여 개의 은행이 위치한 금융 산업의 중심지다. 그래서 서인도 제도에서는 경제수준이 높은 편에 속한다. 그뿐이랴. 영화 '카리브해의 해적들'에서 보듯이 해적 검은 수염의 전설도 이 부근에서 비롯됐으며, 존 그리샴의 소설 '그래서 그들은 바다로 갔다'의 상당 부분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해상에 정박한 3척의 크루즈선에선 항구로 승객들을 실어나르느라 연락선들이 분주히 오갔다. 근처에 국제공항이 있으나, 주로 환승객들이 이용할 뿐 실제로 하루 입국승객은 아주 소수에 불과하고, 크루즈선을 이용해서 다녀가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영국의 해외 영토 중에서 한국 여권 소지자들에게 입국 시 비자를 요구하는 유일한 곳이지만 크루즈선을 이용해서 다녀가는 관광객들에겐 당일에 한해 이를 면제해주니 입국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입국심사래야 어촌의 작은 포구에 지어진 콘크리트 건물 같은 곳을 통과하면 그뿐이었다. 중심가인 듯한 항구 바깥은 면세점을 비롯한 기념품 가게가 늘어서 있었다.



약속된 미니밴을 타니, 5분도 걸리지 않아서 내려준 곳은 반잠수정을 이용한 해저관광 선착장이었다. 낡은 외관 못지 않게 내부도 원목을 덧댄 모양새까지, 나이를 알 수 없는 반잠수정은 포구 바닥을 훑기 시작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형형색색의 열대어와 햇살이 빗겨드는 에메랄드 바다는 거기에 없었다. 가끔씩 버려진 생활쓰레기와 오래 전 가라앉았을 난파선의 잔해가 전부였다. 돌아오는 스쿠버다이버가 배 주위를 돌며 먹이를 주며 물고기를 불러모으는 모습에 측은함까지 들었다.

사실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는 케이맨 군도는 캐리비안 최고의 다이빙 명소로 알려져 있다. 난파선 키트웨이크와 인공 어초, 그리고 세븐마일 비치 북단에는 2011년 침몰한 해군의 잠수함 구조선박 등은 스쿠버 다이버들의 흡인요소다. 48인승 애틀랜티스 잠수함으로는 해저 30미터까지 내려가볼 수도 있다.세븐마일 비치를 따라 도착한 곳은 케이맨 터틀 센터, 푸른 바다 거북과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켐프 리들리 거북의 사육장 겸 보호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가이드를 따라 안내소를 지나니, 한켠에 백사장을 갖춘 거대한 거북 양식장이 나타났다. 수십 마리의 거대한 푸른 거북이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받아먹으려 발 아래에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성체의 크기가 평균 500파운드가 넘는 거북 중에서 가죽등 거북에 이어 두번 째로 크다. 산란기인 5월부터 10월까지는 산란장면도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양식장 말고도 여러 개의 수조들에는 각기 다른 크기의 어린 거북들이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어떤 곳은 수조에 들어가 거북을 만져 볼 수도 있게 한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지옥'이라 불리는 북쪽 해안의 암석공원. 축구장 절반 크기의 검은 석회암 지대인데, 삐죽빼죽한 형태의 석회암들이 발디딜 틈도 없이 날을 세우고 있다. 실 모양의 바닷말이 자라면서 석회암과의 상호작용으로 이런 모양을 갖추게 됐다고 팻말은 설명하고 있다. 마치 지옥의 모습처럼 보인대서 이런 이름을 붙였을까. 관리인은 방문객에도 아랑곳 없이 풀어 놓은 닭들만 바라보고 있다. 사실 이외에도 가볼 곳이 적지 않지만, 워낙 거창하고도 화려한 유수의 관광지들에 눈높이가 고정돼 있었던 탓일까 마음은 자꾸 항구의 음료수 가게로 끌린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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