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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길었던 9분…나로호 마침내 날았다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3/01/31 본국지 1면 기사입력 2013/01/31 00:19

지켜보던 국민도 연구원도
"대한민국 만세" 박수ㆍ환호
위성, 정상궤도 안착 신호



30일 오후 3시4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 발사 15분 전. 나로호 발사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조광래(54)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의 입술이 바짝 타들어갔다. 안경을 쓰려다 멈춰선 채 꼼짝 않고 스크린을 바라봤다.

같은 시각 경기도 과천시 국립과천과학관. 나로호 발사 현장 중계를 지켜보던 이수안(8)양은 엄마 이미정(35)씨의 손을 꼬옥 잡았다. "엄마, 성공해야 할 텐데. 나 떨려."

"9, 8, 7 … 3, 2, 1, 0." 오후 4시. 나로호 하단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마침내 하늘로 치솟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무도 환호하지 않았다. 위성이 분리될 때까지는 성공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오후 4시 9분. 마침내 MDC에서, 과천에서, 그리고 서울역에서, 길거리 곳곳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성공이다." 그 순간 대한민국은 하나가 됐다.

한국 첫 우주발사체(KSLV-1) 나로호가 30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5000만 국민의 염원을 담은 비상(飛上)이었고, 대한민국이 우주강국으로 도약함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나로호는 이날 오후 4시 굉음과 함께 발사대를 박차고 올랐다. 이어 화염이 발사대 중요 시설을 향하지 않도록 10여 초간 회피 기동을 한 뒤 우주로 날아갔다. 54초 뒤 음속을 돌파했고, 3분50여 초 뒤 1단과 2단 발사체가 분리됐다. 모든 발사 과정은 1·2차 발사 실패 때와 달리 물 흐르듯 매끄럽게 진행됐다. 러시아가 제작한 1단도, 한국이 독자 개발한 2단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움직였다.

발사 9분 뒤 나로과학위성이 2단에서 분리돼 궤도에 진입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나로호가 보내온 위성 투입 궤도 자료를 확인한 뒤 오후 5시 '발사 성공'을 공식 선언했다. "학생·청소년 여러분, 대한민국은 세계로 우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마음껏 꿈을 펼치길 바랍니다."

나로과학위성은 발사 1시간여 뒤인 오후 5시25분 노르웨이 트롬소 기지국에 비컨(위치확인) 신호를 보내 궤도 내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음을 알렸다. 31일 오전 3시27분 대전 KAIST 인공위성센터와 17분간 첫 교신을 할 예정이다. TV로 발사 장면을 지켜본 국민도 발사 성공 소식에 환호했다. 건국대 항공우주학과 이창진 교수는 "대한민국 만세다. 10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오늘의 성공을 통해 그동안의 노력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임을 확인했다"며 나로호 과학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노고를 치하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트위터에 "오랜 기다림 속에 우주 강국을 향한 첫 번째 꿈이 이루어졌다"는 글을 올렸다.

나로호의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자국에서 자국 발사체로 자국 위성을 쏘아올린 국가를 뜻하는 '스페이스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조한 은하3호 로켓으로 광명성3호 위성을 궤도에 올려놨다. 한국은 북한을 포함하면 11번째, 북한을 제외하면 10번째 스페이스 클럽 회원이 됐다.

김한별 기자

나로우주센터=최경호·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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