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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지났는데…인양이냐 구조냐 가족들 고뇌

"하늘나라로 편히 보내주고 싶어"
"내 딸 아직 살아있다는 믿음 있다"
구조팀 3·4층 격실 용접기로 뚫기로

21일 낮 12시(이하 한국시간)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입구. 실종자 가족 3명이 얘기를 나눴다. 팽목항에서 인양한 시신을 봤다는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가 말을 꺼냈다.

"처음엔 내 딸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아니더군요." 다른 아버지가 말을 꺼냈다. "하루 수십 명을 꺼내오는 것도 아니고…하루 종일 10명도 못 찾는데 무작정 기다리는 게 능사는 아니잖아요."

나머지 어머니가 울먹이며 말했다. "아 어떻게 해.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얼굴도 못 알아볼 텐데…. 하늘나라로 편히 보내줄 수 없을지…."

이날 오전으로 세월호가 침몰한 지 120시간이 지나면서 실종자 가족들 사이에 "배를 인양하자"는 목소리가 조금씩 커지고 있다. 생존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골든타임(72시간)을 이미 넘겼다는 생각에서다.



시신이 변해 알아보지 못할까봐 빠른 물살에 시신이 떠내려가 영영 못 찾을까 걱정해서다. 익명을 요청한 단원고 학생의 어머니는 "시간을 더 지체했다가 시신이 부패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실종자 가족 대표 유재천씨도 "생존자 확인과 시신 수습 작업을 24일까지 마쳐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젠 주검이라도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소리가 점차 커지는 점을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24일 이후에 어떻게 할지는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인양하면 좋겠다"는 가족들은 아직 조심스럽다.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의식해서다. 단원고 학부모 김지철(57)씨는 "엄마 없이 다섯 살 때부터 혼자 키운 어여쁜 내 딸아이는 꼭 살아 있을 것"이라며 "생존자를 위험에 처하게 할 수 있는 선체 인양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에서 온 이은님(70)씨는 진도체육관에 온 해양경찰의 옷을 붙잡고 "아들 내외와 손자가 제주도행 배를 타면서 '할머니 좋아하는 귤초콜릿 선물을 사가지고 오겠다'고 한 게 생생하다"며 "구조작업에 힘을 쏟아달라"고 애원했다.

이런 가족들을 의식해 배를 곧 인양하고 싶어 하는 이들은 본지에 철저히 이름을 숨겨달라고 했다.

정부는 일단 구조에 힘을 쏟겠다는 입장이다. 해경 성기주 대변인은 "크레인으로 세월호를 들어올리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그 과정에서 시신이 훼손될 수 있다"며 "당분간 구조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해경과 해군 등은 이날 물살이 약해지자 세월호 내부를 집중 탐색했다. 카메라와 음파탐지기가 장착된 원격수중탐색장비(ROV)까지 동원했다.

장대석·이승호·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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