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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교차로] 내 인생의 예언자

내 속의 나를 찾아나서는 길은 두렵다. 진짜 내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나보다 훨씬 악하고 치사한 인물인지 모른다. 과거 속에 존재하는 나의 아름다운 환상과 내 모습은 캔버스 위에 덧칠 한 모조품이 아닐런지. 창조품 아닌 모조품 일지라도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사랑, 인고의 노력이 있었다.

잘못을 저지르고 낭패에 빠졌을때, 어리석음과 교만으로 남을 함부로 대할 때, 물질과 지혜가 주는 힘만 믿고 세상을 우습게 볼 때, 가난과 질병의 골짜기를 헤매일 때, 절망의 나락에서 한 치 앞도 바라볼 수 없이 참담할 때, 죽음과 생의 갈림길에서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을 때, 내 속에 갇힌 절망에서 몸부림칠 때 그 때 마다 등 두드리며 주저앉은 무릎을 이르켜 세워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내가 나를 버리고 싶을때도 내게 손을 내밀어주고 있는 내 모습 그대로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내 곁에 있었다. 꾸짖지 않고 손가락질 하지않고 몰아세우지 않으며 책망 대신 이해로, 질타 대신 사랑으로, 동정 대신 눈물로 내 허접한 변명과 호소를 들어줬다. 그들의 사랑과 격려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충고가 아니라 사랑이고 관심이다.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는 긍정적인 기대나 관심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그렇치 못한 사람에 비해 긍적적이며 결과적으로 순조롭고 순탄한 삶을 살게 된다.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여인상을 조각한 뒤 갈라테이아(Galatea)라 이름 짓고 그 아름다운 모습에 매혹돼 사랑에 빠진다. 그의 간절한 사랑에 감동한 여신 아프로디테가 생명을 불어넣어 갈라테이아는 인간이 된다. 장 레옹의 그림에는 조각상에 키스하는 피그말리온의 열정적인 사랑이 잘 표현돼 있다. 간절히 원하고 기대하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메세지가 담긴 그리스 신화다.



'스티그마 효과(Stigma Effect)'는 한 번 나쁜 사람으로 찍히면 스스로 나쁜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부정적으로 낙인 찍히면 실제로 점점 더 나쁜 행태를 보이고 부정적 인식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스티그마 효과는 달군 인두를 가축의 몸에 찍어 소유권을 표시하는 낙인에 비유해 '낙인효과'라고 한다.

사회학자 하워드 베이커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으면 범죄자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재범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한다.

말이 씨가 된다. 긍정적인 피드백이나 관심, 다정한 언어는 '피그말리온 현상'을 유발해 '자기충족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으로 나타나 삶을 변화시킨다.

용서와 관용, 배려와 사랑이 인간을 성숙하게 만든다. 아이는 백번 더 변한다.그 대상이 어릴수록 절대적인 용서와 관용이 필요하다. 다정한 격려의 말, 따스한 눈빛, 다정한 손길이 큰 나무로 자라게 한다.

나를 위해 기도하고 눈물로 밤을 세운 부모와 형제, 이웃들과 친구, 바람처럼 스쳐간 사람들의 긍적적인 따스한 말 한마디가 내 삶을 풍요롭게 가꾸었다. 나를 물 주고 키운 모든 사람들은 내 인생의 예언자다. 그들은 내 삶 속으로 들어와 인생의 진정한 예언자는 '자신' 이라고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열린 마음과 귀로 성심껏 들어주고 치장된 언어 대신 진솔한 말로 내 속에 갇힌 어둠에서 긍정의 빛을 이끌어냈다. 나를 용서하고 희망을 주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나도 내 인생의 예언자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이기희 / 윈드화랑대표·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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