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열린 광장] 평창, 그 이후, 환상을 버려야

올림픽 개회식 입장식에서 들고 나오는 한반도 기와 북한 연주가들이 펼친 음악회는 많은 상념을 들게했다.

갑작스럽게 나온 북한의 대화 공세로 많은 여성을 동원한 배경을 미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환영하지는 않았고, 진보 성향의 뉴욕타임스 사설도 립스틱 외교라고 폄하했다. 특히 한반도 기는 남북한이 하나의 나라라는 뜻인데 과연 구호처럼 우리는 진정 하나인가? 불과 4개월 전에 남한 전역은 물론 미국의 워싱턴까지도 핵 공격으로 쓸어버리겠다고 협박한 북한이 이제 우리는 하나라고 하고 남한도 같은 구호를 같이 외치지만 공허하게 들린다.

휴전협정이 체결된 후 반세기 지나는 동안 남북한은 너무나 다른 길을 갔고 지나온 한반도의 역사도 다르게 편집되고 가르친다. 한국의 역사에서 김씨 왕조의 백두혈통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다. 6.25 전쟁을 미국이 북침했기 때문이라고 가르친다. 한 탈북자가 말하기를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었다는 것을 남한에서 처음 들었고 그런 역사적 사실을 알기까지 남한에서 3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됐다고 했다. 비록 통일됐다 하더라도 한 나라의 역사를 공유하고 한민족이라는 일체감을 형성하기까지는 지나온 분단의 세월만큼 오래 걸릴 것이다. 왜냐하면 6.25 전쟁 당시 1세대는 조만간 사라지고 북한의 김정은도 전후 3세대다. 그 자신도 지금 오도된 북한의 역사를 사실로 믿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진정한 통일은 북한에서 억압받고 굶주린 북한 동포를 해방하는 것이지 지금의 김정은 정권의 백두혈통과 3대째 기쁨조를 운영하는 국가체제를 인정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베를린에서 남한 방식으로 흡수 통일할 의사는 없다고 했다.



그렇다면 북한은 우리와는 다른 나라라는 인식을 더욱 확고히 하고 한국의 동맹국인 미국을 북한이 공격한다면 상호 방위 조약을 체결한 동맹국으로서 한국도 같이 북한을 공격할 것이라고 천명해야 옳았을 것이다.

물론 그런 전쟁은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고 김정은의 말 폭탄에 지나지 않지만, 6.25 전쟁 시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 전쟁에 직접 참가했고 수 많은 미군이 희생하였는데 만일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핵 공격을 받았을 때 한국은 가만히 있어야 하는가? 이미 한국은 북미 전쟁에 인질 격으로 잡혀 있는 상태이므로 가만히 있어도 1차 공격 대상이 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북한은 전이나 지금이나 한국을 공격할 수 있는 적국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북미 간에 최고조의 긴장 상태에 있는 지금, 한국의 친북 대화에 미국은 그렇게 동의하는 것 같지 않고 오히려 한미공조에 무엇인가 뚜렷한 간격이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양국이 외교 수사로서 한미공조는 긴밀하다고 하지만, 문 대통령의 대미 접근 방식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관련 언사에서 이제까지와는 다른 소원한 거리감이 분명히 있다. 그 이유는 한국은 아직도 북한을 하나의 나라라고 생각하고 대북지원을 하지 않는가 하는 의구심으로 비롯된다 할 것이다. 북한과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낭만적 환상을 과감히 버릴 때, 한국이 앞으로 가야 할 길과 외교적 방침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본다. 문 대통령이 말했듯이 좋든 싫든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 역시 70년 역사의 한미동맹으로 한국이 경제발전에 전념할 수 있었고, 그 사이 전쟁이 없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미국은 한국에서 SOFA 협정 등으로 무슨 점령국처럼 행세하지도 않았다.


전현수 / 번역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