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흑인 노예 학대' 논란 인물 동상 철거 이전

부인과 의학 선구자 제임스 매리언 심스
센트럴파크서 브루클린 그린우드 묘지로
19세기 당시 마취도 하지 않고 임상실험

여성 부인과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임스 매리언 심스의 동상이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 철거됐다.

뉴욕시정부는 이날 5애비뉴와 103스트리트 센트럴파크에 있는 심스의 동상을 철거한 뒤 브루클린 그린우드 공동묘지로 옮겼다. 그린우드 공동묘지는 심스가 묻혀있는 곳으로 현재 연방정부가 지정한 국립역사유적지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이번 심스의 동상 철거 이전은 지난해 빌 드블라지오 시장이 임명한 역사적 유물 심의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심스는 의학계에서 부인과 의학의 선구자로 평가 받고 있는 인물이다. 1855년 뉴욕시에 첫 여성 전문 병원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역사적 성과를 기리기 위해 브라이언트파크에 동상이 처음 세워진 뒤 1934년 지금의 센트럴파크 자리로 옮겨졌다.

하지만 19세기 흑인 여성 노예들에게 마취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각종 임상실험을 진행해 노예들을 학대했다는 비판이 최근 제기되면서 그의 동상 철거 요구가 거세졌다.



이 같은 비판은 지난해 버지니아주 샬롯스빌에서 촉발한 백인우월주의 시위로 인해 시작됐다. 샬롯스빌 타운 정부가 남북전쟁 당시 노예 제도를 지지한 남부 연합군 사령관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을 철거하기로 하자 백인 우월주의 시위대가 반발하며 시위를 일으켰고, 반인종주의 세력이 맞불 시위를 벌이면서 폭력 사태로 번진 사건이다.

이 시위 이후 뉴욕시에서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등 역사적 인물에 대한 재평가와 곳곳에 세워져 있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됐다. 미 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는 대륙 정복 당시 노예들의 인권을 짓밟았다는 지적이 일면서 맨해튼 콜럼버스서클 중심에 있는 그의 동상도 철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쇄도했지만 유물 심의위원회는 심스 동상에 대해서만 철거 이전을 권고했다.

위원회는 지난 1월 발표한 심스 동상 철거 결정 성명에서 "그의 동상은 억압적이고 학대적인 관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위치에 계속 유지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심스 동상이 옮겨진 그린우드 공동묘지 측은 그의 무덤 주변에 그의 동상을 세우고 그의 역사적 활동을 보여줄 전시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리처드 모일란 그린우드 공동묘지 회장은 "심스의 무덤 옆에 그의 동상을 세우는 것은 그를 미화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며 "1845년부터 1849년까지 이어졌던 노예들을 상대로 한 부끄러운 실험 기록을 포함한 그의 생전 활동을 그대로 기록으로 남기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립역사유적지로서 하나의 역사를 지우지 않고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