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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책읽기

이용해 / 수필가
이용해 / 수필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9/08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18/09/07 17:38

초등학교 시절 교과서에 "신량이 교외에 들어 등불을 지남직 하다" 라는 말이 있었는데 여름이 가고 서늘한 계절이 오니 등잔에 기름이 다하도록 글을 읽는다는 말이라고 배웠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이 독서를 하라고 하고 독서는 마음의 양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독서를 큰 일처럼 이야기 하는데 독서처럼 쉬운 일이 없습니다. 옛날 선비들처럼 정장을 하고 무릎을 꿇고 앉아 낭낭한 소리로 글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책은 편하게 서서 읽어도 되고 앉아서 읽어도 되고 코치에 비스듬이 누어 읽어도 되고 엎드려 읽어도 됩니다.

나는 자리에 누어서도 책을 많이 읽습니다 요새는 화장실에서도 읽습니다 오래 전 한국에서는 쪼그리고 앉아서 신문 한 장을 다 읽고 나와 밖에 있는 사람 얘를 먹인 일도 있지만 요새는 밝고 깨끗한 화장실에 앉아 책을 읽어도 말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는 화장실에 책을 놓아두고 갈 때마다 몇 장씩 읽습니다 어떤 때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20쪽 이상을 읽고 나온 때도 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화장실에서 두툼한 책을 두 권이나 읽었습니다.

책은 내가 읽고 싶은 대로 읽습니다. 30분이나 한 시간을 읽다가 싫증이 나면 덮어 두었다가 다음에 다시 읽어도 책은 아무 말 안 합니다 어떤 날은 한 다섯 시간 읽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책을 만지지도 않은 날도 있습니다 요새 책이 안 팔린다고 야단입니다. 인터넷으로도 보고 CD로 된 책도 있으니 종이로 된 책이 안 팔리나 봅니다 그래도 나는 종이로 된 책이 좋습니다. 인터넷 책은 중요한 부분을 발취해서 내가 읽고 싶은 부분을 삭제한 일도 있고 노트북 책은 종이책 보다는 싸지만 한 권에 거의 10불을 주어야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나는 책에 줄도 치고 낙서를 하는 버릇이 있어서 종이로 된 책이 좋습니다. 물론 신세대는 전자책을 좋아하지만 아직도 종이책 을 보는 사람이 64%가 된다고 하니 아직 주류에 속합니다.

책값이 싸지는 않습니다. 신간 책은 서울에서도 2만원이 넘고 뉴욕에서는 35불이 넘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두 세 권을 사려면 100불이 넘습니다. 요새는 철이 지난 책을 읽고 있습니다 'Korean Community Center'나 교회에 가면 책들이 많이 진열이 되어 몇 권씩 발려 와도 아무 말이 없습니다. 꼭 책을 읽어야만 지식이 얻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선배님은 나는 골치가 아파서 책은 안 읽어 대학을 졸업하고 40년간 책은 한 권도 안 읽었어 그래도 아무도 나더러 무식하다고 안 해 라고 말을 했습니다 물론 책을 통해서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에서도 스마트폰에서도 지식은 얼마던지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독서만큼 쉽고 재미있는 일이 없습니다. 에어컨이 돌아가는 방에 철퍽하게 앉아 책을 열면 킬리만자로의 높은 산에도 얼어붙은 바이칼호수에도 갈수 있습니다. 소설의 아름다운 여인과 행복도 나누고 그의 비극을 보며 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책은 끝까지 읽지 않아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솔직이 나는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끝까지 못 읽었고 도스토엡스키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몇 페이지씩을 건너 뛰었습니다 그래도 누가 말을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나는 책을 재미있게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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