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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선녀와 나무꾼

예전에 한국에 갈 때 여객기가 한국에 거의 다 가서 태평양의 서쪽, 러시아 캄차카 반도 위를 지날 때 창문 밖으로 밑을 내려다 봤다. 만주 동쪽, 사할린 북쪽 지역이 어떻게 생겼나 보려고 본 거 같은데 착시인지 모르지만 눈 내린 산들이 삐죽삐죽 튀어 나온 것이 연이어 있는 험한 산악지역으로 보였다. 그래도 설경 속에 모습은 겸재 정선이 그린 '금강산도' 산수화 보듯이 참 멋있다고 느꼈다.

내려다 보면서 '아 저기가 선녀와 나무꾼의 고향이구나' 생각하면서 괜히 내가 나무꾼인 것 같은 감회에 젖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감회는 참 신선하고, 어떤 면에서는 피가 끓는 듯한 자신감을 갖게 하고…뭐 하여간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다.

또 언젠가는 몽고에서 만든 칭기즈 칸에 대한 큰 스케일의 영화를 보면서 좀 놀랜 기억도 있다. 엄청난 제작비를 들인 영화였는데 말 안 듣는 칭기즈 칸의 동생 '가사루'가 수레바퀴에 묶여 채찍을 맞는 장면이 나온다.

칭기즈 칸은 초원을 통일한 뒤 군 야전사령관인 '4마리의 말'과 내치와 병참을 맡은 '4마리의 개'라는 상징적인 말로 불리는 전문관리를 두고 국가운영을 했는데 힘이 장사이자 '황금의 혈통'인 가사루가 하지 말라는 '갑질'을 해서 벌을 받는 것이었다. 그런데 가사루를 때리는 집행인이 채찍을 휘두르면서 지금 기억으로 "한" "둘" "세" 이렇게 세는 걸 보고 놀랐다. 우리말의 '하나' '둘' '셋'과 너무 비슷했기 때문이다.



또 칭기즈 칸으로 기억하는데 영화 중에 나오는 중요 인물이 심각한 얼굴 표정으로 "탕굴의 후손인 우리 부족들이 이렇게 싸우면 안 된다"고 말하는 대사를 보면서 또 놀랐다. 그가 말하는 '탕굴'이라는 것이 바로 우리 민족의 시조인 '단군'과 같았기 때문이다. 선녀와 나무꾼의 감회, 칭기즈 칸 영화 대사를 들을 때의 놀라움은 아직도 내 의식은 한 부분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감회와 놀라움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행사가 있었다. 바로 뉴저지주 팰팍에서 열린 개천절 행사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정체성을 탐색하고 지키는 운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 정체성운동 아카데미'는 최근 뉴저지한인회관에서 단기 4351년 기념 개천절 기념식과 학술 심포지엄 행사를 개최했다.

여기에서 이윤희 대외담당위원, 신충식 뉴저지상록회 교장, 박병찬 인터넷 경제미디어 경영자, 김형만 뉴저지 상록회 사무총장 등 네 분이 개천절의 의의와 한민족 고대사 등을 발표했다. 이 행사를 보면서 나처럼 우리들 자의식 저변에 깔려 있는 선녀와 나무꾼의 감회를 느낀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닐 것 같다.


박종원 /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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