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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소년 출신 중국계 외과의사…미 4대 일간 LA타임스 주인 됐다

재산 216억불 패트릭 순-시옹

학창 시절 신문을 배달하며 미디어의 중요성을 인식한 중국계 거부 패트릭 순-시옹(66·사진)이 미국 4대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타임스)의 주인이 됐다.

18일 LA타임스에 따르면 순-시옹은 이날 LA타임스와 샌디에고 유니온-트리뷴, 호이(스페인어판) 등을 소유한 캘리포니아뉴스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했다. 순-시옹은 올 2월 LA타임스를 비롯해 시카고 트리뷴, 뉴욕데일리뉴스, 볼티모어 선 등 여러 매체를 보유한 언론 기업인 트롱크의 자회사 캘리포니아뉴스그룹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대금은 5억 달러로 최근 잔금을 모두 지급했다. 1881년 문을 연 LA타임스는 미국 서부 최대 일간지로 65만부를 찍고 있다.

그의 자수성가 인생은 마치 이민사의 한장을 장식할 만하다. 순-시옹의 부모는 중국 남부 광둥성에 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의 침략을 피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주했다. 포트엘리자베스에서 태어난 그는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14살 때부터 '이브닝 포스트' 신문을 배달하며 대학 학자금을 마련했다.

순-시옹은 이날 전면 광고에 실은 취임사에서 "첫번째 종이가 나오던 윤전기의 소리와 냄새를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회사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하루 800부를 배달했다"며 신문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비 백인'으로 인종차별정책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의 폐해를 뼈저리게 느끼며 신문의 1면과 심층 뉴스를 열심히 읽었다고 한다.

순-시옹은 "민주주의와 자유사회를 육성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저널리즘이 하는 필수적인 역할에 감사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아공 위트워터스란드 의대를 나와 요하네스버그 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를 거쳐 UCLA 교수로 재직하며 당뇨병 환자에게 돼지 췌장을 성공적으로 이식하는 등 외과 수술로 명성을 쌓았다.

그런데 1991년 돌연 수술 가운을 벗고 창업에 나선다. 당뇨병과 췌장암을 연구하는 벤처기업을 차렸고, 이후 유방암 치료제인 애브랙세인(Abraxane)을 개발해 '바이오 대박 신화'를 이뤄낸다. LA비즈니스저널은 지난달 그의 재산을 216억 달러로 추산했다. LA에 거주하는 최고 갑부로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196억달러)를 제쳤다. 농구광으로 미 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지분(4.5%)을 인수해 공동 소유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고, 중국계 할리우드 배우 미셸 챈과 결혼했다.

그의 첫 행보는 본사 이전이다. 현재 LA 도심에 자리한 신문사를 다음달 남서쪽으로 30㎞ 떨어진 LA국제공항(LAX) 인근 엘세군도로 옮길 예정이다. 엘세군도 신사옥은 부인 미셸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순-시옹은 "가장 좋은 신문은 사람들의 목소리라고 믿으며 자랐고. 개인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그런 믿음은 변하지 않았다. 수십년간 LA타임스의 열렬한 독자로 관찰해온 진실성·정직성·공정성을 지키고 싶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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