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 지원서 검토, 10분 안에 끝난다
응시자 급증 불구 사정관은 확충 안돼
종합적 평가 불가능해 부실 심사 논란
월스트리트저널은 31일 급증한 대입 지원자 때문에 '위원회' 방식으로 심사하는 대학이 늘면서 한 명의 지원서를 검토하는 데 10분도 걸리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각 대학 입학처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지원서를 검토하기 위해 2~3명의 사정관이 위원회를 구성해 분업하는 방식을 점차 채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한 명은 지원자의 학교 성적표, SAT 등 입시 점수, 추천서 등을 살펴보는 동안 다른 한 명은 과외활동 기록과 에세이를 검토하는 식이다.
이렇게 각자 맡은 부분을 빠르게 읽고 지원자의 인상적인 부분에 대해서 논의한 후 합격 여부를 표시하고 다음으로 넘어간다는 것. 이 결정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지만 더 이상 사정관이 거들떠 보지 않는 지원서가 더 많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신입생 정원이 약 2800명인 조지아텍의 경우 올해 지원자는 전년 대비 13% 늘어난 3만5600명으로 급증했는데, 학교 측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2명의 사정관으로 구성된 12개의 팀(위원회)을 구성했다. 그 결과 8~10분이면 입학 지원서 한 건에 대한 심사가 끝나고 합격.불합격.대기자 판정이 내려진다. 지원서의 85%가량은 두 번 다시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위원회' 방식의 입학 사정은 펜실베이니아대학(유펜)에서 처음 실시한 후 현재는 조지아텍, 라이스대학, 버크넬대학, 스와스모어대학, 칼텍 등 30여 곳의 명문대학들이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학들의 입학 사정 방식 변화는 공통지원서(Common Application) 이용 확대로 학생들의 지원 대학 숫자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각 대학 지원자 수도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공통지원서 사용자가 90만2000명이었는데, 올해는 지난 1월 15일까지 이미 89만8000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 방식 입학 사정이 확산되면서 입학 사정관이 지원자에 대한 종합적 평가를 할 수 없게 돼, 특별한 점은 없지만 전반적으로 우수한 기록을 가진 학생이 불리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선 고교 진학 상담교사들의 조언도 짧은 검토 시간 동안 사정관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방안 제시로 변하고 있다.
상담교사들이 권하는 요령은 ▶에세이를 일관되면서도 개인적인 내용으로 유지하고 ▶과외활동 소개도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만 부각시키며 ▶에세이, 학교 성적표, 과외활동 기록을 관통할 수 있는 일관된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지원자의 고등학교에 익숙한 사람만 이해할 수 있는 약자의 사용을 자제하고 사정관이 지원자가 성장한 곳에 대한 지식이 있을 것이라고 가정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박기수 기자 park.kisoo@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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