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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아픈 계절의 그림자

12월은 유난히 따뜻했다

바닷가 공원

개를 끌고 걷는 사람

휠체어에 몸을 굴리는 노인



모두들 부지런히 햇살을 따라가고 있었다

나는 나를 끌고 걸었다

달아날 염려가 없으니

가죽끈으로 묶지 않아도 되었다



그림자가 앞에서 미래를 안내하다가

뒤에서 과거처럼 따라오고

현재가 되어 나란히 걷기도 했다

나는 가끔 중얼거렸으나 그림자는 말이 없었다

아픔도, 후회도, 미래에 대한 불안도 드러내지 않았다



추운 겨울은 아프다

눈보라가 몰아치면 아파서 비명을 지른다

감기, 몸살로 콜록거리고 폐렴에 걸리기도 한다

남은 겨울, 계절이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그 바닷가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매일 걸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애완견을 끌고

나는 버릴 수 없는 나를 끌고


최복림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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