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말하는 눈
요즘 거리에는 마스크만 걸어 다닌다병원에는 눈만 살아있다
언제 어디서 공격해올지 모르는
코로나바이러스
눈에 보이지 않는 적이기에
머리카락 한 올까지
겹겹이 방어벽으로 싸매고
진공 마스크로 무장한다
몇 겹의 마스크를 통해 걸러 나오는
흐릿한 말
희미한 말 말
눈이 말한다
눈이 살아있다
말하는 눈을
눈이 읽는다
입은 실수도 거짓도 말한다
눈은 정직하다
눈이 거짓을 말하면
초점을 잃고 흔들린다
시선을 피한다
한동안은 눈으로 말하고
눈으로 들어야 한다
눈은 또 하나의 입이고 귀다
정명숙 / 시인·롱아일랜드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