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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가을

길을 낸다
토요일 아침 9시
색깔을 가진 돌멩이가 바다의 바닥을 싹 틔우러 가듯
단풍이 길을 낸다

한평생 고개 숙이며 주위를 살펴 지나온 삶
사랑으로 감싸주기를 팔십 평생
목소리만 들어도 안심되고 행복해지는 사람


당신도 외롭고 힘든 나날이겠지만
동생에게는 항상 웃음과 정을 건네는 사람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다가 책갈피에 떨어진 단풍잎에
안부를 적어 당신에게 보냈던 나의 미욱함이여
가족사진이 눈앞에 아른거려
옛날 같지 않던 모습에 눈물 흘렸던 가을 황혼 녘

지나온 삶의 속살을 만지며 지키다 길을 떠난
부모님을 닮았네어젯밤엔 누군가
돌멩이를 떨어뜨려 왼쪽 다리를 다친 내 다리 위에 어머니가
엎드려계신 것을 나는 보았네
어둠의 그림자를 발꿈치에 하나 더 단 딸을 아직도
보호하고 계시는 모습

아버지의 목소리를 쏘옥 빼닮은 오빠
내 목소리도 어머니를 닮아 있을까


정숙자 시인·아스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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