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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공연은 한인들의 긍지입니다" 버겐펙 이사 제이크 정 변호사

뉴저지심포니와 시즌 오프닝 공연
2016년 데뷔, 이번이 3번째 무대
"뛰어난 음악적 감수성으로 인기"

"잘 안되면 티켓 값 내가 내겠다"
첫 무대부터 좌석 늘려 대성공
아트스쿨에 한인 많이 참여하길


한인들이 많이 사는 뉴저지주 잉글우드 타운에 있는 버겐팩(Bergen PAC.Bergen Performing Art Center)은 북부뉴저지 지역 공연 예술의 메카와 같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한국이 낳은 피아노 천재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오늘(11일) 무대에 오른다. 조성진 공연을 추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버겐팩 이사 제이크 정 변호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성진은 이미 여러 번 버겐팩 무대에 선 것으로 알고 있다.

"2015년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했는데 이듬해인 2016년 10월에 버겐팩에서 미국 솔로 데뷔 공연을 했다. 지난 2월에 다시 와서 솔로 리사이틀을 하고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에는 뉴저지심포니(지휘 오토 터스크)와 협연을 하는데 버겐팩에서 먼저 시즌 오프닝 공연을 한 뒤에 13일에는 뉴왁의 NJ팩(NJ PAC), 14일에는 모리스 타운에 있는 마요 퍼포밍 아트센터(Mayo Performing Arts Centert)에서 공연한다. 이번 연주에서 조성진은 쇼팽 피아노 협주곡 No.2를 비롯해 드보르작의 심포니 No7, 리게티의 루마니아 협주곡 등도 함께 연주한다. 이번에 조성진이 연주할 쇼팽 피아노 협주곡은 미국에서 뉴저지심포니와의 공연이 처음이다."



-미국 음악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조성진이 어떻게 버겐팩 무대에 설 수 있었는지.

"2016년 10월 버겐팩에 처음 데뷔했는데 대부분 미국의 유명 아티스트들 공연은 6개월 정도 전에 결정한다. 물론 지난 2017년 2월 공연은 1년 전에 부킹을 했지만 2016년에는 공연 계약 서명을 7월에 하고 불과 3개월 만에 무대에 올랐다. 조성진이 세계적인 콩쿠르 중 하나인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을 해서 한국에는 많이 알려졌지만 솔직히 미국에는 잘 안 알려져 있었다. 이 때문에 극장 측에서는 1375석 중에서 2층을 닫아서 750석 정도만으로 공연을 하려고 했다. 조성진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안되면 티켓 값을 내가 내겠다'고 해서 2층 좌석까지를 모두 열었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나는 당시에 조성진이 2년 안에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조성진의 피아노 음악 특색은.

"조성진의 음악을 주관적으로 평가한다면 어떤 면에서는 한국적이지 않다. 내가 보기에 조성진은 감수성이 뛰어나다. 감수성은 아시안들이 약하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은 감수성이 중요하다. 조성진은 테크닉도 좋지만 감수성 자체가 특별하다. 공연하는 것을 눈 감고 들으면 한국사람이 아닌 것 같은 느낌도 있다. 음악에 자기 감수성을 입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 때문에 외국인들이 빠르게 조성진을 '픽업'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조성진의 감수성은 특히 남의 것을 카피한 것이 아니라 완전히 100퍼센트 자기 것이다. 어떤 사람은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싫어할 수 있지만 조성진은 100퍼센트 자기의 감수성을 갖고 연주를 한다. 그것이 특별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조성진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지.

"조성진은 콩쿠르에서 1등한 뮤지션으로는 엄청나게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우승한 다음에 어떻게 커리어를 발전시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성진은 최고의 길을 가고 있다. 이건 본인도 알고 있다. 적지 않은 뮤지션들이 3~4년에서 5년 정도 뜨다가 꺾이거나 하는데 조성진이 만약 5년 이상 지금처럼 성장하면 그 다음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에 대해 버겐팩이나 관중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공연을 할 때 극장은 아티스트가 어떤 곡을 하든지 개입할 수 없다. 계약서에 다 나와 있다. 처음에 조성진은 쇼팽 곡만 하려고 했다. 내가 조심스럽게 조성진에게 부탁해서 공연 1부에 쇼팽을 빼고 슈베르트 곡 등을 넣었다. 공연이 끝난 다음에 일부에서는 왜 모두 쇼팽을 하지 다른 곡을 했냐고 했지만 극장의 입장은 달랐다. 공연 중에 1막이 끝난 다음에 뉴저지심포니 관계자들은 프로그램이 좋다고 칭찬하고, 휴식하기 전에 극장 측에서 '우리가 바로 조성진과 계약하겠다'고 했다. 메이저 심포니오케스트라는 보통 4~5년 전부터 스케줄을 잡고 계약을 하는데 조성진의 경우에는 2016년 첫 데뷔 연주 때 뉴저지심포니가 '찜'을 해서 2년 만인 이번에 다시 연주를 하게 된 것이다. 조성진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버겐팩이 뉴저지 한인사회에 관심이 많은 배경은.

"버겐팩은 비영리단체이자 지역 예술단체다. 뉴욕과 뉴저지는 다민족들이 살고 있다. 극장의 목적은 지역사회와 다민족들에 다가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13년에 코리안 프로그램, 다음에 인도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또 극장은 비싼 티켓을 구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인종이나 나이를 떠나서 무료로 표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비영리단체를 통해 배포하는데 올해에만 1만2000장을 배포했다. 버겐팩에서는 1년에 공연 150개 정도를 하는데 클래식도 있고 서커스도 있다. 어린이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으면 안되니까 특히 어린이들에게 많이 배포하고 싶다. 계속 홍보는 하고 있는데 한인사회에서 이런 중간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분이나 단체는 연락해 주기를 바란다. 한인들이 많이 신청해서 혜택을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버겐팩이 운영하는 아트스쿨에 대해 소개해 달라.

"유명 가수 토니 베넷의 아들이 극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베넷 스튜디오라는 음악 스튜디오를 운영하다 그만 뒀다. 이를 극장에서 인수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음악 무용 연극 등을 방과후 학교처럼 교육하는 아트스쿨로 만들었다. 얼마 전까지는 한국 전통음악도 했는데 강사가 떠나는 바람에 중단됐다. K팝 노래도 배운다. 4살부터 고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참가할 수 있고 성인 클래스도 있다. 보통 집안이 어려운 학생, 둘째는 재능이 뛰어난 학생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제공한다. 한인사회에 홍보를 많이 하지 않아도 전체 학생 수 1400명의 30퍼센트 정도는 한인이다. 예산이 줄어든 학군들은 강사를 구하지 못해서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분야 교육을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학교에는 강사도 보내서 교육을 해주기도 한다. 특히 아트스쿨은 학생이 오면 돈이 없다고 학생을 돌려보내지 않고 다양한 장학금을 통해 지원한다. 일부 한인들이 많이 사는 타운들에서 재능 있는 학생들이 많이 오면 좋은데 극장에서는 오고 가는 차편은 제공하지 않는다. 이게 참 어려운 문제인데. 이런 문제가 잘 해결돼 더 많은 한인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버겐팩을 위해서 일하게 된 동기는.

"2013년으로 기억하는데 뉴저지주지사 선거 출마자를 도우면서 정치인으로 입신을 제의 받았다. 그런데 정치할 생각은 없다고 하니까 주위에서 버겐팩에서 일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해 이사 직을 맡게 됐다. 버겐팩은 2003년 존 함스 센터가 부도난 뒤에 건물을 부수고 주차장을 지을려고 하던 차에 지역 유지들이 "그건 안 된다. 중요한 곳이다' 라며 돈을 모아 구입한 문화예술 시설이다. 프랭크 허들 잉글우드 시장이 설립자 격인데 부인인 발레리 허들 뉴저지주 하원 부의장 권유를 받고 일하게 됐다."

-변호사로서 문화 예술 분야의 전문적인 소양을 갖게 된 배경이 있는지.

"옛날 35년 전에 성악공부를 했으나 그만뒀다. 재능이 부족했던 것 같다. 그래도 공연예술에는 늘 관심이 많았다. 버겐팩에 합류한 뒤에 많이 배웠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가족이민으로 뉴욕.뉴저지에 와서 파슨스대에서 예술경영을 공부했고, 런던 정경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했다.로스쿨은 럿거스대에서 공부했고 현재는 주디 장 이민법 전문 변호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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