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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파헤치기

[시애틀 중앙일보] 발행 2009/08/20 미주판 2면 기사입력 2009/08/20 11:16

회복이론, 암담한 현실<89>

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빈 크루그먼 (프린스턴대)교수.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경제학자 50명 중 한 명이다. 그는 정치적 사회자유주의자, 진보주의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정책을 열렬히 비판한 비판가였다. 오바마의 정책들도 그의 '비판의 도마'위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 하다. '정부 정책의 독설가'라 하면 맞을까.

이러한 크루그먼 교수가 지난 9일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한 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100만 개의 일자리를 구했다"면서 "미국경제가 안정되고 있고 바닥을 친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나중에 돌이켜 보면 경기침체가 7월이나 8월, 9월에 끝났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아마 8월이 바닥이며 우리는 현재 바닥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올 1월 "세계경제가 3개월새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 주택시장이 계속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던 국제통화기금(IMF) 올리비아 블랑샤르 수석 경제학자.

블랑샤르도 18일 "이제는 세계경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침체에서 벗어나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경기반전이 단순하지 않고 특히 미국경제의 70%, 그리고 국제경제 수요에서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가계소비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는 했지만 어쨌든 IMF의 수석으로서 공식적인 '경제회복' 언급을 함으로써 변화가 이미 이뤄지고 있음을 공론화시켰다.

CNN머니도 이달 초 미국의 경기침체를 가장 빨리 예견한 경제학자 데니스 가트맨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트맨은 경기침체가 2주전 끝났다"고 보도했다. 이 때 2주전이면 7월 말이다. 가트맨은 경기침체를 예견하기가 '긴가민가'했던 2007년 가장 먼저 붕괴를 알렸던 인물이다.

더욱 귀담아 들어야 할 이야기는 따로 있다. 파헤치기에서도 2번이나 소개했던 대표적인 비관론자 누리엘 루비니 교수의 7월 발언이다. 루비니 교수가 누구인가. 그는 미국경제가 주택시장 침체에서 서브프라임의 붕괴로 이어지며 12단계를 거치며 단계적으로 공황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인 쪽집게 예언을 해 별명이 '닥터 둠'인 인물이다. 일반적인 경제 예측가들이 한 번 맞으면 이후 적중률이 떨어지는 반면, 여전히 높은 경제예언 적중률을 보여 미국 언론으로부터 경제위기가 낳은 최고 스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지난달 16일 "올해 말이면 미국의 경기침체가 종료된다"고 '선언'했다. 루비니 교수의 발언이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일 연속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늘 어둡게만 경제전망을 내놓던 루비니 교수의 발언은 투자자들에게 경기회복의 확신을 심어주며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 역할을 했다.

세계 석학들의 발언을 요약하면 이미 경기침체는 끝났거나, 엔딩라인에 서 있거나, 아니면 올 해 안에 끝나는 것이다. 그러나 2009년 8월 19일 현재 워싱턴주에 사는 우리의 현실은 아직 멀기만 하다. 실직자는 여전히 줄어들 기미가 없고 주택차압은 오히려 늘고 있으며 '장사 잘된다'는 그로서리, 세탁소는 눈을 씻고 봐도 찾기 힘들다. 파산하는 이웃 가정의 모습도 씁쓸히 지켜봐야 하고 돈문제로 유학을 접거나 이혼하는 가정도 적지가 않다.

'끝났다'고 자신있게 이론을 펼칠 수 있는 학자들이 부럽다. 이들은 이론과 현실의 갭이 얼마나 큰지 알고는 있을까.
leehw@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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