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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한인 인재 모십니다

한국 대기업들 중심으로

실리콘밸리 IT회사에 근무하는 A씨는 지난주 한국의 대기업으로부터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현재 받는 연봉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주택과 차량, 아이들의 학비도 지원해 준다는 것. SNS를 대표하는 회사에 근무하는 B씨도 얼마전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부터 파격적인 제안을 받았다. 연봉의 두 배 가까운 액수를 제시해 왔기 때문이다.

얼마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인 엔지니어들을 영입하기 위한 한국 기업들의 스카우트 활동이 본격화 되고 있다. 그동안 이 지역 엔지니어를 모셔가기 위한 한인 기업들의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그 노력이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 대부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 IT기업에 근무하는 한인들을 대상으로 예전보다 더 파격적인 대우를 제시하고 있는 것. 예년 같으면 본부장급 직원이 파견돼 스카우트에 나섰지만 지금은 인사를 총괄하는 임원이 직접 나와 한인 엔지니어들과 1:1 상담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주 샌호세에서 열린 한 대기업의 네트워크 행사에도 한국의 고위급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후문이다.


최근 발표된 실적을 보면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은 역대 최고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 반도체, 스마트폰 등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IT기업들이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심으로 세계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는 것과는 비교가 된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이런 점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의 트렌드를 따라잡고 새로운 수익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재영입에 어느때보다 발벗고 나서고 있는 것. 실적도 좋아 인재영입에 쓸 돈도 충분하다.

하지만 정작 제안을 받은 당사자들은 한국으로 돌아가길 꺼린다. 한국의 대기업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는 A씨는 “한국으로 돌아가면 치열한 경쟁과 사내정치판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밝혔으며 B씨도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다른 수직적 구조의 한국기업에서 내가 잘 버틸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한국행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최근 실리콘밸리로 직장을 옮긴 C씨도 “업무 강도도 높고 업무 외에도 많은 시간을 써야하는 기업문화에 환멸을 느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통계에서도 잘 나타난다. 지난 6일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내놓은 ‘2017 세계 속의 대한민국’ 자료를 보면 한국의 고급두뇌유출지수는 3.57로 세계 54위다. 해외고급숙련인력 유인지수도 4.19로 48위에 머물렀다. 5년전에 비해 유출지수는 5단계, 유인지수는 19단계나 하락했다. 미국에서 일하는 외국학자 중 한인이 7415명으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번째다. 고급 인력들이 경쟁이 치열한 한국보다는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는 해외에서 근무를 원한다는 반증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연봉과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는 실리콘밸리 한인 인재들이 얼마나 한국행을 선택할지, 대기업들의 스카우트 전략은 얼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두고 볼 일이다.



최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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