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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아마추어 골프 대표 김혜수

‘집중력과 정교함, 작은 체구를 날렸다’

오는 9월이면 12학년이 되는 김혜수(영어명 수 킴) 양은 아직 앳된 미소를 잃지 않고 있는 소녀다.
캐나다 나이로 치면 17세에 불과하지만 필드에 나가면 김양의 눈매는 그 누구보다도 날카로워진다.
캐나다의 아마추어 대표답게 그의 스윙은 날카롭기 그지 없다.


2년의 캐나다 주니어 대표를 거쳐 작년의 우수한 성적을 인정받아 올해부터는 캐나다 아마추어 골프 대표선수가 된 김혜수양. 김양은 올해 두 번에 걸쳐 열렸던 CN 캐나다 여자 골트 투어에서 연속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리치몬드에서 열렸던 대회에 이어 지난 6월3일 온타리오주 런던에서 열린 CN 캐나다 여자 골트 투어에서도 3언더파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 결과는 캐나다의 쟁쟁한 아마추어 여자 대표선수 질리언 웨인, 제니퍼 그리게인 등과 당당히 맞서 일궈낸 것이라 더욱 의미 깊다.


런던에서의 경기가 끝나자마자 김양은 영국으로 날아가 브리티시 아마추어 여자골프대회에 나섰으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양은 “바람이 심하고 숲이 있는 자연 속 골프장이 아닌 인공적으로 조성된 지형에 잘 적응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나름대로 경기를 분석했다.


여름 방학을 맞아 김혜수 양의 경기 스케줄은 아주 촘촘히 짜여 있다.
당장 다음 주에는 BC주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하고 7월 13일부터는 역시 오타와에서 열리는 CN 투어에 다시 합류한다.
그리곤 곧 미국으로 넘어가 7월말부터는 US 주니어 오픈에 참가할 예정이다.


너무 일정이 빡빡하지 않냐는 질문에 “방학이라는 자유로운 시간을 이용해 되도록 많은 경기를 참가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골프를 즐기면서 하는 나이답지 않은 낙천적이고 느긋한 스타일 때문인지 김양은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작은 체구이지만 집중력과 정교함은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고도 남음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들어 계속 이어진 호성적에 힙 입어 김양은 8월 11일부터 17일까지 오타와 골프 헌트 클럽에서 열리는 캐나다 여자 오픈대회에 캐나다 대표로 참가 ‘골프의 여제’라 불리는 애니카 소렌스탐과 기량을 겨루게 된다.


<8월 ‘골프의 여제’ 애니카 소렌스 탐과 맞대결>

랭리의 월넛 그로브 고교에 재학중인 김혜수 양은 한국에서 초등학교 5학년을 마치고 캐나다로 유학 왔다.
어렸을 때부터 골프를 좋아해(초등학교 1학년때 시작) 골프 유학이 주목적이었다.
처음엔 토론토로 갔으나 골프를 배우기엔 밴쿠버가 더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이듬해인 2003년 5월 밴쿠버로 옮겨왔다.


김양이 골프를 시작한 것은 스스로 좋아해서이다.
2녀 중 막내인 김양은 처음엔 체격 조건이 좋은 언니가 운동을 했으면 했지만 정작 체구가 작은 동생이 골프를 더 좋아하게 됐다.
캐나다에서 와서는 오히려 캐나다인 코치의 지도법에 더 잘 적응, 김양의 기량은 날로 향상됐다.


“한국 선수들하고 캐나다 선수들하고는 경기에 임하는 분위기가 좀 달라요. 캐나다 선수들은 서로 경쟁하는 선수라도 경기하면서 서로 대화하고 웃어가며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일단 경기에만 들어가면 전혀 대화를 안해요. 그렇다고 캐나다 선수들의 승부욕이 악한 건 결코 아니죠.”

6년째 캐나다에서 골프 선수로 학생으로 운동과 공부를 병행하는 김양은 어느 새 캐나다 스타일이 됐다.
한국의 운동선수들은 거의 공부는 안하고 운동만 해도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대학에도 들어가지만 캐나다는 좀 다르다.


즉 캐나다 학교들은 운동선수가 경기에 참가하는 것은 배려해 주지만 성적은 배려해 주지 않는다.
경기로 인해 수업에 불가피하게 빠지는 것은 인정해 주지만 그대신 자신이 시간을 활용, 학업을 보충해 시험도 똑같이 보고 일정한 성적 이상 나와야 한다는 데는 예외가 없다.


즐겁게 운동하고 틈틈이 공부도 소홀이 하지 않았던 그는 벌써 미국의 골프 명문 오클라호마 주립대로부터 4년 장학생으로 이미 입학 허가를 받아놨다.


막내 딸의 골프 뒷바라지를 열심히 하고 있는 어머니 김옥순 씨는 “딸이 좋아해서 있는 힘껏 뒷받침할 뿐”이라며 웃는다.


“힘든 점은 한국에서는 개인 레슨비가 부담스러웠지만 여기는 시합 참가비가 부담스럽다.
넓은 북미 대륙을 다니며 시합을 참가하려면 경비가 꽤 든다.
그래도 우수선수에 대해 캐나다 정부에서 자금 지원을 해줘 도움이 된다.
혜수의 경우 1년에 8천 달러 정도 지원된다.


그간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딸의 골프 레슨과 유학을 뒷바라지해 온 김옥순 씨는 부모의 열성 보다는 본인의 자발적인 의지로 스스로 해나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골프 선수를 둔 선배 부모님들이 그러데요. 갈 길이 멀고 힘들다고. 하지만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라고…”

김옥순 씨는 이제 슬슬 그 기쁨으로 고단함도 잊고 있다.
하지만 이 기쁨들이 이제 작은 시작에 불과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내려본다.


글, 사진=이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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