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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그래도 떠나기

조소현/2017년 텍사스 중앙일보 한인 예술대전
문학부문 대상

그냥 넋놓고 단풍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하고 싶었다. 한국의 내장산처럼 울긋불긋 붉음과 노랑이 한껏 어우러져 내 정신을 화려하고 혼미하게 할 것 같진 않았지만, 그래도 어떤 풍경이 필요했다. 자연 풍광을 바라보고 그 경치에 몰입을 하다 보면 내 주변을 맴돌던 크고 작은 생각과 사건들과 상념들이 조용히 입을 닫고 희미하게 사라질 것 같았다.
콜로라도의 스키 리조트로 유명한 아스펜Aspen으로 떠났다. 고작 일박 이일이었지만 그 시간이라도 나는 감사했다. 덴버에서 아스펜으로 가는 도로 자체가 경사지고 구불구불하다. 그 길을 집중해서 가다 보면 노랑잎이 만연하고 키가 높디높은 백양나무가 가로수길처럼 쫘악 펼쳐져 있다.
단풍을 보러 가는 일은 여러 면에서 시간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딱 이맘 때가 아니면 그 시기를 놓치기 때문에 또 열 두달을 기다려야 한다. 몇 주 전부터 남편을 조르고 또 졸라 마침내 아스펜을 보고야 말았다. “아스펜 단풍이 그렇게 이쁘대!” 사실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이, 막상 보고 나면 ‘에이, 별거 아니잖아.’ 라는 싱거운 마음이 드는데 그 마음상태가 일종의 안도감이기도하다. ‘별거 아니지만 그래도 내 눈으로 보고야 말았노라’ 라는 만족감. 아스펜으로 가는 길과 아스펜은 온통 노오란 백양 나무 잎으로 마치 동화 마을에 온 것 같기도 하고, 어떤 곳은 붉은 단풍도 간간이 섞여 있어서 한껏 더 아름다웠다. 단풍을 보러 가고 싶은 마음에 떠난 길에 나타난 깜짝 선물은 바로 설산. 콜로라도의 산들은 꼭대기가 눈으로 덮여 있었다. 시월 첫 날 설산을 보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지만 설상가상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아주 온 세상이 눈으로 덮여있었다.
우리가 간 아스펜의 맛집은 The White House Tavern 이라는 손님들로 가득한 크지 않은 식당이었다. 일요일 점심시간이었는데 대기 손님이 많아서 연락처를 주고 30분 정도 기다리랜다. 비가 살짝 내렸지만 식당 근처 아스펜 다운타운을 걸어다녀보았다. 사람들이 하도 아스펜 아스펜 하길래, 왜 그런가 했는데 그 풍경이 아름답기도 하거니와 미국 상류층 사람들이 개인 비행기를 타고 와서 휴양하고 돌아가는 곳이 이 곳 같았다. 이 크지 않은 산동네에 구찌 가게가 눈에 들어왔다. 전기차 테슬라 상점도 있었다. 확실히 지갑이 두툼한 이들을 위한 놀이터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시 위축되기도 했으나, 눈에 들어오는 이 아름다운 풍경은 무료다. 하하하!

아스펜 단풍 여행 팁
▶날씨: 10월 초 전후가 좋음. 반드시 날씨 확인하세요.
▶맛집: 옐프Yelp 앱 보고 간 곳은 The Tavern House 치킨 샌드위치가 바삭한 치킨 맛이 좋음. 타이 샐러드는 기대에 못미침.


▶근처 갈 만한 곳: 아스펜-프리스코 아웃렛몰

조소현/2017년 텍사스 중앙일보 한인 예술대전
문학부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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