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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잡초와 해초

윤봉춘 / 수필가
윤봉춘 / 수필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09/18 미주판 12면 기사입력 2019/09/17 17:10

우리 민족의 조상들은 일찍이 바다에서 식물을 채취하여 미역.김.다시마.우뭇가사리.파래 등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음식 재료로 조리하여 먹었다. 먹거리가 항상 부족하였던 6.25 전후 당시 한국에서는 흰 쌀밥에 들기름 발라 소금으로 간한 김 반찬은 천하 일미였다. 농업도 산업화 한 세상에 김 농사도 양식이 발달되어 대량생산으로 우리의 밥상에 부담 없이 오르는 귀중한 영양식이다.

옛날에는 해외동포들이 한국에 갈 적마다 보따리로 가득 싸오던 귀한 김이 이제는 미국의 한인 마켓은 물론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월마트.코스코 등에 입점하여 미국인들에게도 건강식으로 인식되어 판매 되고 있다.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통계에 의하면 한국산 김의 수출실적이 2억5000만불, 미국에만 거의 7백만불(2013년 통계)에 달했다고 하는데 지금쯤은 아마 어마어마한 숫자로 기록 되었으리라 믿어진다.

웰빙 붐을 타고 아시아권 이민자 식문화의 영향으로 한국음식이 미국인의 입맛을 들이기 시작하니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가 한국산 김을 판매하는 현상은 우리 한인으로서는 여간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곳 서양인들은 스낵으로 그 맛을 엔조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의학 세미나에서 들은 얘긴데 일본에서는 김 등 해조류 제품을 'Sea Vegetable'로 표기하여 외국 시장에 수출하는데 한국산 김에는 여전히 'Sea Weed'로 포장되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야채와 잡초라는 어감에는 천지차이가 있다. 한국의 산야에 자생하는 여러 가지 산나물을 채취하여 '나물 먹고 물 마시는' 한국인에게는 거부감이 없지만 미국인들은 정원 잔디밭에 쑥 같은 한국인이 먹을 수 있는 나물거리가 솟아나면 'Weed Killer'라는 제초제를 뿌린다. 잡초로 만든 음식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어찌 되었던 Weed라는 단어가 먹거리에 들어가면 역겨운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어휘를 붙여 수출하는 김 등 해조류 식품에 굳이 직역하여 상품명에 붙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 한다. 바다 잡초(Sea Weed) 보다는 바다 채소(Sea vegetable)라고 이름 붙여지면 한결 더 입맛을 돋우는 상품설명이 함축된 좋은 이름으로 바꾸어 달아야 한다. 수출을 담당하는 한국의 농수산부에서는 업자에게 권위만 세우고 규제만 할 것이 아니라 세세한 전략을 생산자에게 선도 하여야 할 일이라도 생각한다.

한국 상품의 포장술도 세계 어느 나라의 제품보다 견고하고 디자인도 세련되어 있다. 그러나 속 빈 강정처럼 일부 한국 제품의 과대포장은 포장지를 뜯자마자 허탈감을 안겨 준다. 우선 한국에서 건너와 한국 마켓에서 판매되는 김을 열어보면 내용물은 빈약하여 마치 포장지를 사 들고 오는 배신감을 느낀다. 그나마도 미국업체에서 팔고 있는 김이나 부각 포장은 한국식품점에서 구입 하는 제품보다는 어느 정도는 중량감이 있으나 같은 매장에서 구입한 이 나라 제품의 포장지 용기에 가득 찬 제품에 비하면 턱 없이 겉만 번지르르한 한국의 수출제품이다.

한국의 제조수출업자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자사 제품의 품질개선에 노력을 하여야 지속적 성장 발전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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