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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늘어가는 부양료 청구 소송

박문규 / LA민주평통위원
박문규 / LA민주평통위원  

[LA중앙일보] 발행 2019/09/18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9/09/17 18:34

"자식 버려놓곤 '부양료 달라'… 뻔뻔한 부모". 며칠 전 중앙일보에 실린 기사의 제목이다.

30대 결혼한 한 여성은 그녀가 10대일 때 부모가 이혼한 후 아버지와의 연락이 두절됐다. 한번도 그녀를 돌봐준 적이 없는 아버지가 딸이 결혼해 가정을 이루고 있는데 갑자기 나타나 "부양료를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 일로 결혼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부부 사이가 소원해졌다고 한다.

속사정이야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기사를 읽은 후 마음이 씁쓸해졌다. 아버지는 부양료를 안 주면 청구소송까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딸은 '아버지로부터 그 어떤 경제적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며 '주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정말 뻔뻔한 아버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살기가 힘들어도 그렇지 한 번도 찾아보지 않았던 딸에게 어떻게 부양료를 달라는 생각을 할 수 있나 싶었다. 차라리 깡통 들고 집집마다 다니며 구걸하여 사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또 한편 내게서 떠나지 않는 생각은 그래도 낳아 주신 아버지인데라는 측은한 마음이었다. 어릴 때 외웠던 시조 '아버님 날 낳으시고 어머님 날 기르시니 두분 곧 아니시면 이몸이 살았을까 하늘같은 가없는 은혜…'라는 문구가 떠오르기도 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부양료 청구소송이 작년 한해 동안 252건이나 접수됐다고 한다. 모두가 이와 유사한 케이스가 아닐까 생각하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보도를 보면서 떠오르는 것은 한국에서건 이곳 미국에서건 자녀로부터 노후에 생활비를 얻어 쓰겠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잘 키운 자녀들 스스로 부모를 챙겨주는 일이야 더없이 반가울 테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같은 날 중앙일보에 이곳 대학생 64% 정도가 "돈 때문에 쪼들린다"라는 기사가 나왔다. 역시 마음 한 편을 무겁고 우울하게 만든다.

대학에 다니면서 편하게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파트타임 직업 1개는 보통이고 2개까지 뛰면서 어렵게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영양이 충분한 음식을 섭취하기 어렵고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심지어 자동차 안에서 잠자는 학생도 있어 이곳의 젊은 학생들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심이 깊은 상태라고 한다. 아마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곳보다 더 어려움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노년층이나 젊은이나 힘들게 살아가는 세상이다. 일찌감치 노후대책을 시작하고 어렵고 사는 자녀들에게도 부담이 되지 말아야겠다. 신문의 기사를 보는 동안 내내 마음이 편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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