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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코로나가 바꿀 7대 미래 요소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서는 미래 변화 7대 요소 STEPPER를 이용하면 좋을 것 같다. STEPPER는 사회(S), 기술(T), 환경(E), 인구(P), 정치(P), 경제(E), 자원(R)의 합성어다. 미래를 예측할 때 일곱 개 요소로 나누어 보라는 뜻이다. 빛을 그냥 보면 그 속에 어떤 색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지면 프리즘을 통하면 일곱 가지 색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 분야에서 가장 큰 충격은 사람 사이 ‘관계’의 변화다. 종전에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즐거움이었다. 그러나 이제 만나는 사람이 감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존재가 됐다. 악수는 조심스러운 행위가 됐고, 껴안는 행동은 금기시될 것이다.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있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한동안 우리 인류는 평온한 삶을 살아왔다. 의료기술 발달로 거의 모든 질병을 극복하며 살아왔다. 폐결핵·천연두·소아마비·콜레라 등 인류의 천적이라 할 질병이 극복됐다.

질병 연구가 3D(더럽고·힘들고·위험한) 분야가 됐다. 연구자에게 감염 위험성이 있어 기피 분야였지만 정부 지원은 별로였다. 성공 가능성이 작고 장기 지원을 해야 하니, 우선순위에서 밀리기에 십상이었다.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교수가 다른 분야로 바꾸는 일도 있었다.



코로나19는 평온함이 공짜로 오는 것이 아님을 보여줬다. 이제 감염병 연구와 의료기기 개발이 강력히 추진될 것이다. 앞다퉈 백신과 치료제 특허 출원에 나설 것이다. 지식재산 경쟁에서 승리하는 자가 미래 의료 시장을 장악한다.

사람 사이의 ‘관계’가 변함에 따라 온라인 비즈니스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또 세계 경제의 위축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구가 코로나바이러스를 시켜 지구 환경을 보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현재 선진국은 저출산 고령화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통계를 보면 고령자가 이번 감염병에 더욱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구구조에서 고령자 비율이 다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저출산의 이유를 들어보면 팍팍한 살림살이와 높은 육아 비용을 꼽는다. 세계가 불황에 빠지면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지고 출산율은 더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정치는 사람 사이의 갈등 조정과 의견 수렴이 기본 기능이다. 그런데 대면 접촉이 줄어들면 정치문화에 새로운 국면이 형성될 것이다. 국제정치에서는 더욱 큰 변화가 예상된다. 세계화를 강조하던 나라들이 자기 나라가 위급해지자, 국경을 봉쇄하고 국가주의로 돌아서는 모습을 목격하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중요시되던 무역·기술·핵무기·에너지 이슈들이 바이러스 문제에 압도되고 있다.

경제는 지금 당장 급박한 분야다. 과거 9·11 테러나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빠르게 경제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문제의 근원이 사회 활동의 위축이기 때문에 소비도 줄고 생산도 줄어서, 과거 경기 침체와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각국이 과도할 정도의 재정과 금융 확대로 위기를 타개하려 하기 때문에 감염자 숫자만 안정되면 경제는 살아날 것으로 기대한다.

자원 분야에는 또 다른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에너지 전쟁이다. 10여 년 전에 세계의 에너지를 지배해오던 아랍권과 러시아가 미국의 셰일가스로 인해 맥을 못 추고 지냈다. 그들은 현 상황을 권력 회복의 기회로 보는 것 같다. 미국의 셰일가스 채굴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0달러 정도라 한다. 에너지 소비가 줄었는데도 사우디와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로 떨어졌다. 이러한 치킨게임에서 미국의 셰일 생산업자들이 얼마나 버틸지가 앞으로 국제 에너지 권력의 향배를 가를 것이다.

STEPPER를 통해서 미래를 보니 무지개처럼 다양한 모습이 보인다. 우리는 발생 가능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미래학을 공부한다. 지금 우리 앞에는 불확실성의 안개가 깔리고 있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위기가 오면 판이 바뀐다. 승자는 미리 준비하는 자다.


이광형 / KAIST 바이오뇌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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