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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훈정 칼럼]웬 웅녀냐구요?

집밖을 나가본 지 며칠이 지난 것같다. 창문 너머 봄기운은 어느덧 성큼 다가왔고, 동네 입구에 제일 먼저 꽃망울을 피웠던 하얀 목련이 다 떨어진 것도 한참 전이다. 바이러스의 공격 쯤은 철저히 준비된 사회의 인프라와 첨단 의료시스템으로 잘 막아내리라 믿었던 미국과 유럽은 코비드19에 속절없이 무릎을 꿇어서 이곳 시민들의 불안감과 공포감은 상상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냥 보통 의 감기 몸살임에도 혹시 코로나가 아닌지 의심과 걱정을 하며 뜬눈으로 며칠을 보냈더니 부쩍 흰머리가 늘었다. 다행히도 질병의 원산지라는 중국은 확진자 숫자가 줄어듬을 과시하려는 듯 대륙의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 시작했고, 한국도 신천지및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늘어났던 확진자들의 숫자가 진정세를 보이고 해외에서 유입된 확진자들을 철저한 방역으로 국내유입을 차단한 탓에 폭발적인 감염환자 발생은 없는 것같다. 그래서 한국의 도로들은 다시 차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점점 더 나들이 하기 좋은 시절에 집안에 처박혀 있다가는 병날듯해서 그리고 도리어 야외가 안전해 보여선지 사람들은 바깥으로 바깥으로 시선을,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모양이다.

고조선의 건국신화이기도 한 단군신화는 삼국유사에 의하면 환인의 서자 환웅이 천하를 구하고자 무리 3천을 이끌고 태백산 신단수에 내려와 여기를 신시라 칭하고 인간의 3백 60여 가지 일을 주관하고 살았는데, 어느날 곰과 호랑이가 와서 빌기를 사람이 되기를 원한다하자 마늘과 쑥을 주며 백일동안 햇빛을 보지 않으면 사람이 될 것이라고 했는데,호랑이는 그 기간을 버티지 못했으나 끈기와 인내로서 100일을 견딘 곰은 사람이 되어 이름을 웅녀라 하였고 환웅의 아기를 임신해서 그 아이가 장차 고조선의 시조가 된 단군이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지만 그것을 꾸준히 지속 발전시키는 것은 특별함이다. 비록 작은 책이지만 작가로서의 삶을 선언하고 시작했을 때 좁은 진료실에서 환자의 입만 쳐다보는 것이 외로웠다고 믿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작업은 뭔가를 쓰지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강한 내적 욕구와 동시에 장기간 고독한 작업환경에서 혼자 버텨내게 하는 인내력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이 그리는 방대한 세계관에 압도된 경험이 개인적으로 많았지만, 실제로 그에게 진정한 존경을 표하게 한것은, 작가 스스로 소설을 쓰는 직업인이 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스스로의 체력관리를 위해 한시간 이상씩 매일 달리기도 하고 몸관리를 계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렇게 마련된 체력과 몸에 밴 습관으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세계적 반열에 오른듯하다.

참을성은 야무진 마무리, 즉 보장된 성과를 더 빛나게 한다. 그러기에 우리의 개국신화에 나오는 웅녀는 참으로 대단하지 않을 수 없다. 호랑이로 상징되는 무력과 패권은 결국 패배했지만 끝까지 참고 견뎌내는 우리 민족의 저력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가장 자랑할 수 있는 국민성이 아닌가싶다.

이번 코비드19를 대처함에 있어 정책 결정 초반의 실수와 우왕좌왕한 정부의 시책도 있었지만 그정도면 잘해왔고, 그 저변엔 국민들의 공동체를 위한 참이해와 의료진들의 헌신적인 희생이 믿받침되었음을 잊지말자. 우리는 웅녀의 자손이다. 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되는 그날까지 마음을 놓치말자고......


황훈정 작가 / 전 치과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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