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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다시 찾아온 책읽기의 계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한 트럭의 책을 읽어야 비로소 사람이라 할 수 있다’는 금언도 있다. 종이책도 열심히 읽고 전자책도 부지런히 섭렵해야 한다. 언어와 사고력을 훈련시킨다는 것은 어느 시대 어느 사람에게나 ‘인간기본교육’에 속한다. 그래서 하는 말이 바로 ‘기본이 튼튼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종교의 힘이 시대가 갈수록 줄어든다는 주장이 있지만 일시적, 현상적, 부분적일 뿐이다. 성경, 코란, 불경, 베다경 등 경전이 있는 ‘책의 종교’는 어떤 형태로든 더욱 든든히 서간다.

사람은 돈이나 빵만으로 살 수는 없다. 책을 읽어야 살아남는다. 책 고르는 실력 키우는 게 교육의 핵심이라는 주장이 헛소리가 아니다. 우리는 지금 ‘꼼짝 말고 집에만 붙어 있어’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책 읽기에는 엄청나게 좋은 때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던가.

백선엽의 ‘6.25전쟁 징비록’ 3권을 읽었다. 며칠 동안 잠 시간도 줄이며 땀 흘리며 읽어 내려갔다. 6.25사변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우리 세대가 체험한 처절한 비극이다. ‘바르게 적어서 경계를 삼는다’는 뜻으로 징비록이라 했다. 저자는 30세 때 대장으로 진급, 육군참모총장이 되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낙동강 전선 절체절명 국가위기에서는 선두지휘관으로서, 만약 자신이 후퇴하면 뒤에서 총을 쏘라고 부하들에게 엄명했다. 그래서 전세를 결정적으로 뒤집었다. 유엔군과 합동작전으로 대한민국을 지켜낸 명장이다.



일본군 장교였다는 비난도 있지만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지켜낸 큰 영웅으로 재평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아무튼 정독하면서 소년시절 필자가 겪은 그 참혹했던 전쟁을 다시 복기 체험했다.

‘이정석 자서전’을 읽었다. 이름은 일찍 들었지만 전공 분야가 달라서 연결고리가 별로 없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정치학과 교수로 봉직했다가 최근에 은퇴했다.

6.25때 19세였는데 정치학 분야에서 미국 영국 학자들과는 결이 다른 독보적 이론을 전개했다는 소개가 나의 눈을 끌었다. 그가 중학생 시절 평양에서 6.25를 겪었다. 방 윗목 구들장을 들어내고 거기 숨어서 인민군 강제징병을 피하며 국군의 평양입성을 기다렸다. 마침내 남쪽으로 피란, 미국유학으로 연결되어 세계 정치학계가 인정하는 이론서를 출간했다.

그런데 그를 구출한 것은 결국 평양탈환의 선두주자 백선엽 대장인 셈이다. 두 영웅 모두 외국어(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를 비교적 자유롭게 말하고 읽고 쓸 수 있는 인물들이었다. 앞으로 지구 마을, 곧 글로벌의 지도자가 되려면 복수언어 구사능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는 시범 사례 선각자였다. 게다가 신앙 가문 출신들이었다.

한은우 목사 저서 다섯 권을 선물 받아 읽었다. 성경과 신앙을 한문 시로 풀어 놓은 한국교회사에 길이 남을 명저였다.

여성훈 박사가 아주 최근에 출판한 시집 ‘결혼이 사랑에게 말을 하다’를 읽는 중이다. 남가주에서 학위를 받고 서울 감리교신학대학교의 기독교교육학 교수로 봉직했다. 가까이 지냈어도 시 쓴다는 말 못 들었는데 갑자기 선물 받았다. “그럼 너 결혼 할래 코로나 할래?/ 둘 다 안해여!/ 너 왜 그르니?” 이런 스타일의 시집이다. 시가 전공이 아니라 자세히 언급하지 못한다. 다만, 신선한 한국말 시어가 마치 모락모락 김 오르는 말랑말랑한 빵과 같다는 점만 꼭 짚어 말하고 싶다.


이정근 / 성결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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