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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외교의 최우선 가치는 '국익'

약 3주 뒤 미 대선이 끝난 뒤에야 ‘트럼프 대통령님,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꺼낸다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열세를 점치는 여론조사 결과가 압도적인 지금, 백악관은 속이 탈대로 탈 때다. 뒤집어 보면, 트럼프 측에 접근하기엔 지금이 최고의 타이밍이다. 미 대선은 선거인단 제도임을 잊지 말자.

2016년 대선을 분석한 ‘모두 거짓말을 한다’의 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최근 그래프 하나를 트윗했다. 백인 우월주의 극우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의 가입자 수가 지난달 29일 트럼프의 TV토론 후 100%가량 수직 상승했다는 데이터다. 당시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단체를 향해 “물러나 대기하라”고 말한 직후 지지자들이 단체 가입으로 ‘충성 인증’을 했다는 것이다. 사람은 몰라도,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말해야 한다. 트럼프 측에 접근해 “앞으로 4년도 한국과 잘해보자”라고. 그의 재선을 바라서가 아니다. 가능성의 예술인 외교에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할 최우선 가치는 자존심 아닌 국익이어서다. 바이든 측에게도 접근해 같은 대사를 읊어야 함은 물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귀엔 지금 종전선언의 ‘ㅈ’자도 들어오지 않는다. 이 판국에 주미 대한민국 대사가 12일 “70년 전에 미국을 선택했기 때문에 향후 70년도 미국을 선택해야 하나”라며 불필요한 논란을 불렀다.



2016년 사사에 겐이치로 주미일본대사와는 대척점이다. 모두가 트럼프의 패배를 점칠 때, 사사에는 트럼프에 ‘보험’을 들고, 정보망을 동원해 최측근인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에 접근했다. 현 주미대사관에 이런 세련된 외교술이 무리인 건 잘 안다. 적어도, “(한·미)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는 BTS의 개념 발언을 본받아라.

야당도 잘한 것 없다. 국민의힘 한기호 의원이 지난 6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이일병 교수의 요트 구입용 미국 여행을 두고 “강 장관과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 자체만으로 훌륭하다”고 비아냥댄 것은 세상 부끄러운 일이다.

트럼프의 자칭 ‘퍼스트 도터(the First Daughter)’인 이방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참석하는 회의 주제가 ‘여성 권리’인 걸 왜 모르나. 미국이 한기호 의원 발언을 모를 거란 순진한 생각은 고이 접어두시길. 외교와 한·미관계에 대한 거의 모든 주요 기사를 영어로 번역하는 부서가 엄존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앞으로 3주다. 뜨거운 가슴 아닌 차가운 머리를 쓰라. 중요한 건 정권의 2년이 아닌, 나라의 20년, 200년이다.


전수진 / 한국 중앙일보 경제기획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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