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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함께 소리 지르면 천둥이 된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올해 미국프로야구(MLB) 가을잔치에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 올라 명문 LA다저스를 상대로 선전을 하고 있다.

1차전의 경우 1-1로 팽팽하던 승부를 9회에 결정지었다. 선두타자가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애틀랜타의 공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사 후 적시타로 3-1을 만들고, 2사 후 투런 홈런으로 다저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2차전은 8-3으로 쉽게 끝날 것 같았다. 하지만 9회말 다저스에게 4점을 허용하며 진땀 승을 거두었다. 두 게임 모두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야구 명언을 생각나게 하기에 충분하다.

이 같은 장면은 야구경기에서 수없이 발생한다. 비단 야구만이 아니다. 스포츠 각 분야에서 이른바 각본 없는 드라마는 보는 팬들로 하여금 벅찬 감동을 준다.



지난달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도 한편의 역전 드라마였다. 이미림 선수는 짜릿한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달성했다. 마지막 홀에서 칩 인 이글(chip in eagle)로 연장에 합류한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 정상에 올랐다. 말 그대로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이었다. 이 같은 기적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은 아니다. 항상 노력하고 준비된 자에게만 주어지는 축복이다.

11월 미국 대선도 이제 끝내기 수순이다. 대다수 주류언론들은 여론조사결과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리드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과연 이대로 굳혀질 것인가? 아니면 9회말 역전홈런이 터질 것인가? 오직 신만이 안다.

그럼에도 대선의 화룡점정은 역시 유권자의 투표 참여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유권자 한 사람 한사람의 손에 의해 대선 드라마 시나리오는 쓰여진다.

이를 의식한 듯 조기 투표 행렬은 예년보다 크게 늘어났다. 덩달아 미주 한인사회도 대선에 관심이 부쩍 많아졌다.

이번 대선에 참여할 수 있는 한인 유권자 수는 약 94만4000명. 아시아 국가로는 다섯 번째로 많다. 한인들은 미국사회에서 당당한 일원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한인 커뮤니티가 정치적,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뭔가 2% 부족하다. 영향력이 커진 만큼 권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제력과 교육 수준은 크게 신장됐으나 정치 참여가 부족한 탓이다.

실례로 2018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한인 유권자 가운데 23% 만이 투표를 했다. 물론 이민자 신분으로 민생고를 해결하고, 자녀 교육에 전념하다 보니 그동안 의무이자 권리를 행사할 여유가 없었다는 것은 십분 이해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미주 한인단체들을 중심으로 한인들의 정치 참여를 유도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대선 정국을 맞아 각종 단체들이 나서 한인들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애틀랜타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는 지역 한인사회에서는 처음으로 이달 초 온라인 줌(Zoom)을 통해 한인 밀집 거주지역의 선거 후보자를 초청해 포럼을 개최했다. 이어 조지아한인변호사협회도 애틀랜타한인회와 공동으로 ‘선택 2020년 대통령 대선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구를 지지해야 하나?’를 주제로 최근 온라인 라이브 법률세미나를 가졌다.

선거를 앞두고 배경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해주었다는 시청자들의 평이다. 모두 의미 있는 행사였다.

미국 전역으로 눈을 돌려보자. 선거와 관련, 지난달 한미연합회(KAC)와 뉴욕한인회의 주도로 약 40개의 한인 1세대와 2세대 단체들은 전국적 태스크포스의 출범식을 갖고 한인들의 권익과 정치력 신장을 위해 협력하기로 결의했다.

이 같은 한인단체들의 노력이 얼마나 미주한인들의 마음을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투표 참여가 한인들의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주류사회도 투표로써 자신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

침묵도 의사 표시의 한가지 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대내외 상황은 의견 개진을 바라고 있다. 올해 선거같이 접전일 때는 나의 한 표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게다가 이번 선거는 사상 최초로 복수의 한인 연방하원의원이 탄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캘리포니아와 조지아에서는 각각 복수의 주의원도 배출할 수 있다.

한인들이 뭉치면 못 넘을 산도 아니다. 개개인의 목소리는 비록 작지만 여럿이 함께 소리를 지르면 천둥이 된다.


권영일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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