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뜨락에서] 코로나바이러스 (COVID-19)

요새 폭스뉴스나 CNN 뉴스를 보면 대통령 선거에 대한 이야기보다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사가 훨씬 더 많습니다. 물론 광고 시간보다야 못하지만…인간은 지구 상의 모든 생물을 20번이나 전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달에 사람을 보내며 금성과 화성의 사진을 찍어올 수도 있는 과학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크기가 몇 나노미터밖에 안 되어 현미경으로도 볼 수 없다는 작은 미생물에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해방 직후에 유행한 일본뇌염(Japanese B encephalitis)이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었고 지금도 많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 가는 B형 간염도 바이러스로 인한 병입니다. 이번에 세계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바이러스는 몇 년 전 돼지를 숙주로 하여 유행한 사스나 3년 전 낙타를 숙주로 한 메르스 지중해 호흡 병과 같이 호흡기에 질환을 일으키는 병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할 때 TV에 소개된 바로는 코로나바이러스 박쥐를 원 숙주로 삼으며 뱀이 중간 숙주인데 야생동물을 먹는 중국 사람에게 전염이 되면서 변이를 일으켜 사람들에게 감염이 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우환 시장에서 박쥐 튀김을 만들어 먹고 박쥐탕을 먹는 중국인들을 소개했고 우환 시장에 수두룩하게 쌓인 뱀 고기와 뱀 튀김을 보여 주었습니다. 유럽인이나 미국 사람들은 이런 박쥐나 뱀을 먹는 중국인을 비 문명인이라고 평을 했습니다. 우리도 TV에 소개되는 뱀을 튀겨 먹는 사람들을 보며 몸서리를 쳤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지금까지 우리가 본 사스나 메르스보다 전염력이 아주 강해서 순식간에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왜 이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공포감을 느낄까요. 그것은 우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불확실성 때문이고 그에 대항하는 무기(치료법)를 개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새는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설이 구구합니다. 확실히 알지도 못하면서 어디에서 한마디만 듣고 서는 거기에 자기의 의견을 잔뜩 발라 포장을 하여 발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억측은 억측을 낳고 소문은 소문을 낳아 사람들을 더욱 공포 속에 몰아넣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마스크 소동이 났습니다. 마스크값이 갑자기 몇 배로 뛰고 마스크가 동이 나서 살 수 없게 되었고, 그 품귀한 현상 속에서도 한국 정부는 중국에 몇백만불의 원조를 한다는 코미디를 연출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유시장 경제체제 속에 살던 한국 국민이 오래간만에 줄을 서서 마스크 배급이라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생강차를 먹어라, 파인애플을 차에 다려 먹어라, 카레가 좋다더라, 계피가 좋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나와 생강과 카레를 사러 다니는 여자들이 마트마다 성시를 이루고 마트에 생강·마늘·카레가 품절이 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어떤 이는 스님이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이 안 되는 것은 그들이 신는 백 고무신 때문이라고 하여 백 고무신을 신는 사람도 생겼다고도 합니다. 어떤 이는 ‘한국 사람들이 유난해서 쌀·라면이 동이 나고 휴지와 손 세정제가 동이 났다’라고 하지만 ‘한국 사람들처럼 정부의 말을 잘 듣는 국민이 어디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해봅니다. 신문에서는 중국 사람의 유입을 막지 못한 정부를 비판하고 정부는 우리만큼 개방하고서도 방역을 잘한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자화자찬을 합니다. 불가항력의 재난을 가지고 정부만 비판하는 것도 뭐하지만, 방역을 잘했다는 정부도 너무 뻔뻔하지 않을까요.


이용해 / 수필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