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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총들고 결혼식 참석하라"…생추어리 처치, 합동결혼식에

'쇠막대'나 총기구입권 들고와라
지역사회·언론 '안전사고 불안'
인근 초등교는 다른 데서 수업
통일교 고 문선명 총재 7남인
문형진 목사가 주례자 나서


통일교 문선명 전 총재의 막내아들이 미국에 세운 교회가 오늘(28일) 열리는 합동결혼식에 소총을 가져오라고 공지해 논란이다. 이날은 플로리다 고교 총격 참사가 발생한 지 2주째 되는 날로 교회 근처에 초등학교가 있어 지역사회가 불안해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뉴파운드랜드에 있는 '세계평화통일안식처(이하 생추어리 처치)'는 보도자료를 통해 28일 오전 10시 '천주 천지인 참부모님 천일국 생명책 입적 축복식(Cosmic True Parents of Heaven, Earth and Humanity Cheon Il Guk Book of Life Registration Blessing)'을 연다고 발표했다. '천일국'은 통일교가 추구하는 이상세계를 뜻하고 '축복식'은 통일교 대표행사중 하나인 합동결혼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생추어리처치 측은 이날 예식을 '참아버지(True Father·문선명)'의 후계자이자 '두 번째 왕(2nd King)'인 문형진(38) 목사가 주례한다면서 예식에 참가할 부부들에게 "쇠막대(rod of iron)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쇠막대는 성경의 시편(2장9절)과 요한계시록(19장15절) 등에서 '만국을 다스리는 무기'를 의미한다. 생추어리처치 측은 이를 총기로 해석하고 있다.



보도자료에서 "두 번째 왕은 쇠막대를 (현재 세상에서) AR15 소총이나 AK반자동소총이라고 지정했다"면서 "가족과 커뮤니티, 천일국을 보호하겠다는 의지와 능력을 상징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실제 총기를 가져올 수 없다면 앞으로 구입하겠다는 의지의 증거로 700달러 총기구입상품권을 사서 가져오라"며 "누구든 이를 지키지 않는다면 참아버지와 두 번째 왕, 천일국에 대한 심각한 불손(great disrespect)으로 간주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합동결혼식 참석자는 600여 명으로 예상된다. 이중 상당수가 소총으로 무장할 것으로 보여 지역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이 교회에서 0.5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는 월런파우팩 초등학교가 있다. 학교 측은 지난 23일자로 공지문을 올려 "28일 수업을 다른 캠퍼스로 옮겨 진행하겠다"면서 "자녀를 등교시키지 않아도 결석처리하지 않겠다"고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등 주요 언론들도 잇따라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를 보도했다. 뉴스위크지는 '종교집단(cult)의 후계자가 총이 등장하는 축복예식을 연다'는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했다.

논란이 커지자 생추어리처치 측은 abc방송 현지네트워크와 인터뷰를 통해 "총기에 실탄을 장전하지 않을 것이고 모두 안전장치를 묶어놓는다"면서 사고 위험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우려는 여전하다. 켄드라 하노어씨는 지역매체에 "행사를 열지 않기 바란다. 학교와 지척인 곳에서 시기도 안 좋은 상황에 이건 아니다"고 말했다.

생추어리처치(World Peace and Unification Sanctuary)는 문형진이 2015년 세웠다. 문형진은 아버지 문선명으로부터 공식 후계자 자리를 물려받았다며 통일교 2대 총재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 근거로 2009년 1월15·31일 문선명의 발표를 생추어리처치 홈페이지(sanctuary-pa.org)에 올렸다. '천추천지부모 안식권 안착 즉위식에서 참부모의 축복을 전수한다. 아주'라는 글이다.

'아주'는 일반교회의 '아멘'과 같은 말이다.

그러나 한국 통일교 측은 문형진을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형진은 생추어리처치 산하 선교단체로 개인 총기 소유를 정당화하는 '철장선교회(Rod of Iron Ministries)'도 설립했다.

☞문형진은

1979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 철학과를 거쳐 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 비교종교학을 전공했다. 19세에 한살 연상의 이연아씨와 결혼해 4남1녀를 뒀다. 2006년 한국에 귀국했고 이듬해 상징적인 교회인 용산구 청파교회 당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통일교 세계회장직에 올랐다. 사실상 통일교의 후계자로 낙점됐었으나 2012년 문선명 사망 후 3년 뒤인 2015년 교권을 박탈당했다. 문선명 사망 당시에 방북해 분향소에서 조문객을 맞았다.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김정은 명의의 조화를 문 회장에게 전달했다.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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