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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미국, 좋으면 좋다고 얘기하자

개인적으로 2010년대의 마지막인 기해년에도 변함없이 안팎에서 스포츠와 관련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직업상의 취재 목적 외에도 아이들에게 아이스하키·농구·풋볼·수영·테니스·골프 등을 맛보기로 두루 경험시켰고 지금은 각각 축구·야구에 집중하고 있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 동네마다 유니폼·기본 장비는 실비로 제공하고 단체사진도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꼭 사지 않아도 된다. 지역마다 기본적인 프로그램이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코칭 스태프는 무보수 자원봉사자 아버지들로 구성된다.

특히 한인들에게 생소하고 비싼 스포츠로 알려진 아이스하키의 경우, 무더운 LA에서 정말로 우연한 기회에 시키게 됐다. 몇년 전 다운타운 LA라이브의 릿츠-칼튼 호텔&레지던스 27층서 거행된 'LA 스포츠팀 챔피언스 라운지' 주말 헌정식에 취재간 적이 있다. 이곳은 LA 다저스 류현진(31) 투수의 집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행사에 참석한 북미 아이스하키(NHL) LA 킹스 선수를 만난뒤 큰 아이가 이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됐다. 킹스가 최근 두 차례나 스탠리컵 우승을 이루며 하키에 대한 인기도 높아진 상황이다. 또 킹스의 타일러 토폴리가 맥도널드 햄버거와 유소년 합동 프로그램 운영에 합의, 양측에서 도네이션을 한 덕분에 실비로 3개월간의 레슨을 시킬수 있었다. 헬멧·스케이트화·가방 등 500달러에 달하는 장비값은 직접 어바인에서 칫수를 잰뒤 무료로 줬다.



31년 기자 생활의 상당 기간을 스포츠부에서 지내며 다양한 종목을 경험했지만 하키는 다른 종목과 분위기부터 다르다. 대부분 '부자 백인'으로 구성됐고 소수 인종은 보기 어렵다. 오히려 여자 피겨 부문에 아시안이 많은 실정이다. 이 때문인지 미국인끼리도 "우린 남과 다르다"는 부모들의 자존심과 긍지가 대단했다. 극성 엄마를 미국에서 왜 '하키 맘'으로 부르는지 이해됐다.

아이들 모두 처음에는 미끄러운 얼음판에 넘어지기 일쑤였지만 한달쯤 지난 뒤부터는 스틱을 휘두르며 코너링까지 제법 능숙하게 구사했다. 뭐든지 어릴 때는 빨리 익히는 모양이다. 한국에 살았더라면 목동 링크를 이용해야 했을 것이다.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도 즐거운 마음으로 시청했다. 아이스하키는 인터넷 스피드처럼 굉장히 빨리 진행된다. 1분에 3골이 터지는 경우도 있다.

사회 각 부문의 변화가 너무나 빠른 한국은 직장인들도 미국보다 빨리 승진하고 빨리 그만둔다. 정년을 앞두고 40대 후반부터는 파리 목숨으로 불린다. 미국 생활은 모기지와 각종 카드빚으로 늘 돈이 부족하다. 그렇지만 정년제도는 없다. 열심히 노력하고 운까지 따르면 환갑 이후에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일할 여건이 된다. 무엇보다 남의 눈치 안 보고, 상사의 일거수일투족 신경쓰지 않고도 스스로 좋아하는 일에 열중할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지구촌 250여 나라 가운데 어디서 살지는 100% 본인의 선택(북한은 제외)이다. '가족'과 '교육'을 기준치로 삼는다면 미국 이주 생활도 그다지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인구 14억 돌파를 앞둔 본토의 중국인들은 평소 미국을 라이벌로 비난하고 질투하기 바쁘지만 자식들은 미국에 못 보내서 안달이다. 지나치게 겸손한(?) 우리 한인들도 미국에 살며 좋은 것은 좋다고 솔직히 인정하며 커다란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야 할 것이다.


봉화식 스포츠부 부장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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