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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라운지] 너는 우리들의 희망

'Les Miserables' 레 미제라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으로 '비참한 사람들'이란 뜻이다. 많은 사람이 어릴 적 '장발장'이란 이름의 아동용 소설로 처음 대하지만, 엄청난 분량의 대하소설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일으키는 혁명 사회의 모습을 다각도로 담았다.

한국에서 장발장 에피소드와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24살 A씨는 지난해 7월 수감됐다. 교회에서 악기를 훔쳤다. 다른 교회에 헐값에 되팔았다가 덜미가 잡혀 8개월 동안 실형을 살았다. A씨는 고아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보육원에 더는 머무를 수 없었다.

형기를 마치고 교도소를 나왔다. 먹고 잘 데가 없었다. 손에 쥔 돈은 겨우 차비 정도.



A씨는 어디로 갔을까?

경찰서를 찾아 갔다. 그를 붙잡은 B형사가 있는 곳이었다. "출소하고 갈 곳 없으면 찾아오라"는 형사의 말이 귓가에 울린 것이다. 그러나 그 형사는 당직 근무를 서고 퇴근한 이후였다.

"아침밥은 먹었느냐?" 고개를 젓는 그에게 형사들은 5천 원을 쥐여 줬다. 점심은 경찰서 구내식당에서 먹자며 돌아오라고 했다. 저녁때가 돼서야 A씨는 지친 얼굴로 경찰서 문을 다시 두드렸다. 소식을 전해 들은 B형사는 잠자리를 박차고 이미 와 있었다.

"잘 왔다, 잘 왔어!" 자신이 체포한 절도범이 "도와 달라"며 두 번이나 경찰서를 찾아온 모습을 보고 먹먹했다. B형사는 "너가 잘 살아야 해. 너는 우리들의 희망"이라고 다독였다.

뮤지컬 레 미제라블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여인은 절규하며 'I hava a dream'을 노래한다. "난 꿈이 있었지. 내 인생이 지옥 같은 삶과는 아주 다를 거라는. 그러나 삶이 그 꿈을 죽여버렸다네."

24살 청년이 경제적 빈곤을 이기지 못해 "차라리 교도소에서 생활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마음 먹지 않기를…. 고개가 떨궈 진다.


김석하 논설위원 kim.sukha@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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