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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적어도 지구가 멈춘 것은 아니다

요즘 텅 빈 거리와 상점들을 두고 마치 지구가 멈춘 것 같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다. 자택 격리와 필수 업종 이외 비즈니스 중단,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뒤의 새로운 모습이다.

코로나19 탓에 우울감이 늘면서 연방 약물남용·정신건강청(SAMHSA)의 상담 건수는 3월 한 달간 전년 대비 891% 급증했다. 많은 이들이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

그러다가 정말 지구가 멈추면 어떻게 될까를 알아보니 꽤 희망적이다. 지구는 적도 기준 시속 1000마일의 속도로 자전한다. 땅 위의 모든 것이 함께 돌기 때문에 엄청난 속도를 느끼지 못할 뿐이지 정말로 멈추면 대재앙이 일어난다.

자전은 멈췄는데 함께 움직이던 공기는 멈추지 않기 때문에 지구 위에는 최대 시속 1000마일짜리 강풍이 불게 된다. 사상 최대 강풍은 1996년 열대성 태풍 ‘올리비아’가 기록한 시속 253마일이었는데 이보다 4배 빠른 초강력 태풍이 전 세계를 뒤덮게 된다. 그러니 바깥에 보이는 모습을 두고 지구가 멈춘 것 같다고 하면 안 될 일이다.



유머러스한 바이러스 퇴치법도 발견했다. 항공우주국(NASA) 출신으로 과학 블로그 운영자인 랜들 먼로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확대해 전 세계인에게 적용하면 가장 가까운 사람과의 거리를 250피트로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의 경제 생산량 90조 달러를 78억 명의 인구에 식량으로 나눠주면 1인당 4.5주치 가량으로 이 기간에 바이러스 격퇴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78억 전 세계 인구 중 약 5000만 명은 사하라 사막에서, 6억5000만 명 정도는 남극대륙에서 머물러야 하는 난제가 남는다.

반은 과학, 반은 유머인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지금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정말 지구가 멈춘 것도 아니고, 미국 인구의 2배가량을 남극으로 보낼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여기에 바이러스 확산 방지 노력이 이어지고 있고, 백신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며, 경제 지원책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 부양과 관련해 가장 절실한 건 백신이지, 공짜 지원금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반은 틀린 소리다. 백신이 완성될 때까지 먹고는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의 역할이 그래서 중요한 때이다. 10여 년 전에 한국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지원금에 관한 책을 두 차례 낸 적이 있다. 정부 출연금부터 중진공, 국책은행, 신용보증, 기술보증, 지자체 자금 등이 연간 100조 원에 달했다. 곳곳에 숨은 자금의 정체를 들춰내 찾아낸 지원 규모로 전체 고용의 89%를 책임지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기 때문에 가능한 통 큰 선물이었다.

미국도 위기에 대응해 여러 정부지원금이 등장하고 있다. 성인 1인당 최대 1200달러의 현금 지원금, 주 정부의 실업수당 완화, 연방정부의 주 600달러 추가 지급, 급여보호프로그램(PPP)과 경제적 피해 재난대출(EIDL) 등이 위안을 준다.

어려운 시기 좋은 리더십의 부재는 불만이지만 최전방의 의료진부터 답답한 일상을 버텨내는 시민들까지 대부분은 제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내가 살기 위해 남을 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고독감을 버텨내는 것이 괴롭겠지만 좀 더 인내심을 갖고 견뎌내야 한다. 적어도 지구가 멈춘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지금 이 순간 코로나19라는 폭풍 속에서도 희망은 빛나고 있다.


경제부 / 류정일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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