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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플로이드의 현장을 가다] 대립과 다툼 사라진 성지로

요즘도 하루 200명씩 추모 행렬
“경찰이 개입 않는 게 비폭력”

조지 플로이드 추모 벽화 앞에서 한 추모객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 추모 벽화 앞에서 한 추모객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가 스러져 간 곳은 ‘컵푸즈(Cup Foods)’라는 마켓 앞이다. 2대째 운영(31년)중인 가족 비즈니스다. 현재 플로이드 유가족을 돕기 위한 기금도 모으고 있다.

업주 마하무드 아부마야레씨는 “이제는 고객과 관련된 일로 더 이상 경찰에 전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차라리 우리는 경찰이 폭력적으로 개입하지 않게끔 비폭력 전략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사건 지역 사거리로는 차량 진입이 불가하다. 바리케이드는 오는 21일까지 이곳에 놓이게 된다.

금지, 통제의 의미를 담은 바리케이드는 되레 자유의 공간을 생성했다. 막는 이는 없다. 도보로 오가는 것은 얼마든지 용이하다.



흑인만의 공간도 아니다. 아시안, 히스패닉, 백인 등 다양한 색깔의 인종이 플로이드를 추모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날만 해도 어림잡아 200여 명은 넘어 보였다.

야니스 라카(27·시민운동가)씨는 “이곳은 ‘성지(sacred ground)’와 같은 곳”이라고 했다.

라카씨는 “지금 여기를 봐라. 경찰은 단 한 명도 없는데 우리는 더 평화롭다”며 “정치인들은 이번 시위를 두고 여전히 좌와 우를 따지고 반정부 극단 주의자, 정치적 훌리건 등 정치적 논쟁에 치중하지만 이곳에는 대립과 다툼이 없다”고 말했다.

사거리 중심엔 흑인 민권 운동의 상징인 ‘블랙 파워 설루트(black power salute)’가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다. 차별은 오랜 시간 그들의 역사로 스몄다. 설움은 일상에서 축적됐다. 그들의 울분을 단지 피해 의식으로만 치부하기가 어렵다.

자니스 알리야(초등학교 교사)씨는 한동안 그 앞에서 발걸음을 떼지 않았다. 그는 “우리는 비극(차별)을 긴 시간 침묵으로 감내해 왔다”고 했다.

알리야씨는 “음악을 크게 틀고, 큰 소리로 웃거나, 슬리퍼를 신고 다니면 ‘역시 흑인들이군…'이라며 비웃음을 듣는다”며 "사회는 우리(흑인)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았다. 그동안 ‘앵글로색슨’이 마치 사회의 표준인 것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정말 바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플로이드가 시들어간 이곳에서는 변화를 요구한다. 아니 절실하다. 그건 또 다른 생기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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