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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 스토리] 멀고 험한 와인명장의 길

배문경
김앤배로펌 공동대표변호사·국제와인전문가(WSET 레벨3)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쉬운 것은 없고, 와인 또한 마찬가지다. 와인의 고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학교를 다녀야 하고, 시험을 쳐서 자격증을 따야 한다. UC 데이비스와 코넬대에는 학사학위로 전공할 수 있는 와인학(Oenology)이 개설돼 있고, 학위는 아니지만, 와인에 대해 공부하고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와인업계 종사자를 위한 수많은 학교가 전세계에 존재한다.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고 유명한 와인학교 톱3를 알고 나면, 여러분도 와인을 연구하는데 궁금해질 수 있다.

이른바 와인계, 즉 와인업종의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학교는 코트 오브 마스터 소몰리에(Court of Master Sommelier.CMS)다. 중국무술 하면 소림사가 대명사이듯 와인학교, 와인자격증하면 코트 오브 마스터 소몰리에가 대명사인 것이다. 특히 소몰리에가 되고 싶다면 와인서비스 전반을 가장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학교이다. 이 기관은 지난 1977년 4월 설립됐지만 첫번째 마스터 소몰리에 자격증 시험은 1969년에 이미 영국에서 치러졌다. 이 학교의 재단은 와인제조회사들과 인스티튜트 오브 마스터 오브 와인, 영국 호텔-요식업 연합회, 영국의 와인앤스피릿연합회, 담배홀세일연합회등으로 구성돼 있다. 와인관련 주요단체들이 전부 참여하고 있으므로 자연적으로 그 권위 또한 최고인 것이다.

이 학교의 레벌은 4단계로 구성돼 있다. 레벨 1은 '입문'단계로 이틀간의 와인강의를 들은뒤 다지선다형의 시험에 통과하면 된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을 몇권 읽은뒤 시험을 치르면 합격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평이한 시험이다. 와인과 포도의 기본적인 지식과 맛만 터득하면 레벌1을 수료하게 된다

레벨2는 '자격'단계로 3종류의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다지선다형과 단답형 시험을 거쳐야 하며 레드와인 2종, 화이트와인 2종등 모두 4종류의 와인에 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과해야 한다. 그리고 와인서빙시험을 거쳐야 한다. 이 단계는 지난 2005년 12월 신설됐으며, 합격률이 60% 정도이다.



레벨3는 '고급'단계로 비로소 와인의 고수단계로 들어가는 시험이다. 1년에 두번씩 봄과 여름에 사흘간 강좌가 진행된다, 이 단계로 들어가면 전세계 와인 산지에서 포도와 와인의 종류는 물론 토양, 그리고 그 지역의 역사까지 꿰뚫어봐야 한다. 보통 1~2년의 강도높은 공부를 해야 붙을 똥, 말 똥하는 시험이다. 시험은 1년에 세번씩 치러지며, 단답식과 함께 이론적 지식에 대한 보다 장문의 답변이 필요한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하며 6종류의 와인에 대한 블라인드테이스팅, 그리고 마스터 소물리에들로 구성된 패널의 구두시험을 치러야 한다. 이처럼 시험이 어려운 탓에 합격률은 30% 정도에 그친다

레벨 4는 마침내 그 이름도 거룩한 '마스터 소몰리에'과정이다. 와인에 관한 한 고수중 고수로 인정받게 되는 과정으로 최소한 와인업계에서 10년이상 종사해야 하며, 반드시 레벨 3 자격시험을 통과한 사람만이 응시할 수 있다. 와인은 물론 맥주, 스피릿, 고객응대방법과 철학 등을 폭넓게 심사하므로 명장중의 명장을 뽑는 과정으로 인식된다. 시험은 이론에 대한 구두시험, 명장들로 구성된 패널앞에서의 6종류의 와인에 대한 블라인드 테이스팅과 서빙 등 3가지 파트로 진행된다. 보통 첫단계 구두시험을 통과하면 3년간 자격이 인정돼 3년내에는 구두시험이 면제된다. 쉽게 말하면 3차시험까지 있는데, 1차에 합격하면 3년간 1차를 면제시키고 2,3차 시험에 응시하게 해주는 것이다. 흡사 한국의 행정고시등과 비슷한 제도이다. 보통 1차에 합격한뒤 3년에 걸쳐 나머지 시험을 통과하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3년내에 2,3차를 통과하지 못하면 모든 것은 도루묵이다. 1차 구두시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시험 합격률은 1%에도 채 못 미치며 대부분의 마스터 소몰리에가 5번이상 도전끝에 명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마스터 소몰리에는 149명이며, 이중 24명이 여성이다. 이토록 어려운 시험이다 보니 종종 영화의 소재로도 등장한다.

두번째로 유명한 와인학교는 '인스티튜드 오브 마스터스 오브 와인(Institute of Masters of Wine)'으로, 마스터 오브 와인을 양성하는 학교다. 일단 이 학교에 입학하려면 WSET의 디플로마를 받거나, 최소한 WSET 디플로마와 동일한 등급의 디플로마가 있어야 하고, 와인업종에 5년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어야 하고, 마스터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이 학교 역시 지난 1955년 런던에 세워졌으며 첫번째 마스터 오브 와인시험은 이보다 2년 앞선 1953년 치러졌다. 입학신청자는 반드시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며 테이스팅 보고서, 그리고 마스터 오브 와인이 되려고 하는 이유 등을 서면으로 설명해야 한다. 이 시험은 지난 1983년까지는 영국내 와인 수입업자, 홀세일러, 소매업자등을 대상으로만 치러졌고 1988년 비로소 비영국인 마스터 오브 와인이 탄생했다. 지난달 27일 현재 마스터오브와인은 전세계적으로 29개국에 369명뿐이다. 이중 종주국격인 영국이 208명, 미국이 45명, 호주가 24명, 프랑스가 16명등으로 5개국출신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나머지는 9개국이 각각 1명식을 배출했다.

세번째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와인학교는 '와인 앤 스피릿 교육재단(Wine and Spirit Education Trust.WSET)'이다. 식당에서 서빙하는 소몰리에가 되려는 사람이 아닌 와인관련 수출입, 와인 생산, 또 레스토랑이나 와인가게등을 운영하려는 사람에게 적합한 학교다. 역시 레벨 1부터 레벨3까지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레벨1,2를 통과한뒤 등록할 수 있는 레벨3는 4개월과정으로, 이 과정을 마친뒤 두개의 와인을 블라인드로 맞추는 실기와 단답식과 이론적 필기시험에 합격해야 레벨 3을 받을 수 있다. 변호사 시험도 단번에 합격한 내가 두 번씩이나 고배를 마시고 2전3기끝에 세 번째 합격한 시험이기도 하다. 레벨3을 마치면 디플로마를 도전할 수 있다. 디플로마는 2년정도의 시간에 걸쳐 6개의 시험을 합격해야 수료 받을수 있다. 지금 현재 나도 디플로마 코스에 등록해 있다. 이 와인학교는 주로 미국에서 명성을 얻고 있으며, 뉴욕과 아칸소, 펜실베이니아, 워싱턴에 그 과정이 개설돼 있다.

이같이 와인을 깊이 공부하려면 한도 끝도 없다. 와인은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이니 반드시 와인학교까지 찾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간단한 와인입문서 한두권을 접해서 와인의 역사와 이야기들을 배우면 그 맛은 더욱 배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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