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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김정일의 복활(復活)

옛날 초등학교 국어 시간에 패배(敗北)가 맞는 발음이냐? 패북이 맞나? 부활(復活)이 맞느냐? 복활이 맞느냐? 한자 발음의 변칙을 익힐 때 헷갈린 적이 있었다. 이런 현상을 국어학자는 무슨 현상이라고 칭할 텐데 짧은 언어실력으로 가름 할 수가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북한 매체에 김정은이 한동안 보이지 않으면 그의 사망 추측보도가 서방언론에 도배질 된다. 그동안 수없이 그가 사망하였다는 기사가 나왔었지만 얼마 지나면 어김없이 짜-잔 하고 TV에 나타나 그의 건재함을 과시하였다. 그는 과연 불사조인가? 어떤 북한 전문가가 그의 사망설을 확신하는 멘트를 할 때마다 예상은 매번 빗나갔고 그는 또 다시 화려하게 부활하여 노동신문이나 북한 TV에 등장하여 북한 인민들의 추앙(?)을 받는다.

하긴 대역을 맡긴 가짜 김정은이 여럿 존재한다는 설이 있으니 지금의 그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별은 오직 부인 이설주만은 정확히 구별할 수 있겠구나 싶다.

과거 김일성도 대역이 있었고 현재 김정은도 경호상 대역이 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있으니 사실인 모양이다. 이번 노동당 창건 75주년 야간 열병식에서도 대역의 김정은이 눈물과 파안대소로 연설 하는 쇼를 연출하였다는 영상 분석가들의 해설을 들으면 수긍이 가기도 한다. 사실 여부는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일이지만 심지어는 그가 이미 사망하여 방부처리 보관되어있다는 일설도 있다.



레닌, 마오쩌뚱, 호치민, 김일성이 미라로 아직도 이 세상에 남아있다. 그 중 마오쩌뚱과 김일성이 안치된 성역을 관광차 여행길에 들려 누워 있는 실물을 본 적이 있다. 지금도 금수산 태양궁전은 하루에도 수백 명이 들리는 관광코스이지만 거기에 들린 방문객은 관람 절차에 대한 안내자의 사전 교육을 받는다. 물론 태양궁전 관광에는 남자는 재킷과 넥타이를 착용하여야 하고 여성은 단정한 옷 차림이여야 한다. 카메라는 물론 심지어는 볼펜까지 지참할 수 없이 보안검색이 삼엄하다. 실내는 검은 정장을 한 건장한 경비원들이 곳곳이 서 있고 엄숙한 장례식장의 무거운 공기가 감돈다.

관광객은 시신이 안치된 발끝에서 한 번, 옆으로 돌아서서 한 번, 걸음을 옮겨 머리맡에서 또 한 번, 세 번 머리 숙여 절을 하여야 한다. 관광객은 어느덧 그를 흠모하는 참배객이 된다. 연간 보존료가 백만불이 넘는다는 경비를 들여 영생이 아닌 영원한 주검을 증명하고 있다. 무덤에서 발굴한 미라의 흉측한 모습과는 달리 방부 처리하여 누워 있는 생전의 모습으로 잠자는 듯한 그들의 모습은 평화롭기만 하다. 특이한 것은 서방세계에는 없는 시신보존 사례가 유독 공산권 국가에서만 볼 수 있는 대조적 현상이다. 공산 사회주의 유물사관에서 비롯된 결과인지 모른다.

원래 부활이라는 단어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사망 하신 후 예언대로 삼일 만에 다시 구주 그리스도로 다시 살아나심을 부활이라는 성스러운 단어로 많이 사용된다.

예수님은 단 한 번 사망하시고 한 번만 부활 하셨으나 북한의 김정은은 그동안 수없이 서방언론에서 사망하고 북한 매체에서 다시 살아났으니 예수님보다 능력 있는 신인(神人)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인간 김정은의 재생(再生)을 부활이라는 신성한 단어를 쓰기보다 차라리 김정은의 복활(復活) 이라고 칭하고 싶다.


윤봉춘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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