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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TALK] “Please wear your mask and wash your hands!”

지난 9월 말 세계 최대의 아티스트 매니지먼트인 ‘콜럼비아 아티스트 매니지먼트(CAMI)’가 문을 닫았다. 레너드 번스타인, 헤르베트르 폰 카라얀과 지휘자들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 그리고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와 프로코피에프 등과 같은 역사에 길이 남을 음악가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던 회사였다. 최근까지 클래식 음악의 스타 지휘자와 연주자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었던 곳이었기에 이 뉴스는 충격적이었다. 90년 역사를 자랑하던 거대 덩치의 CAMI는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폐업의 결정적 요인은 바로 코로나 팬데믹이었다.

10월 13일에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올 시즌 일정 관련 뉴스가 전해졌다. 지난 3월 이후 모든 공연을 취소하면서 2021년 1월에는 연주를 재개할 것이라고 발표한 이후 7개월 만의 소식이었다. 그러나 모두가 우려하던 대로 3주 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전체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뉴욕 필 178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CEO인 데보라보르다는 2021년 9월에 내년 시즌을 재개할 수 있다고 잠정 발표했다.

공연 중단은 금전적인 손실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무대에 직접 서는 아티스트들과 함께 관련 종사자들의 생계 위협으로직결된다는 데 있다. 이는 결국 공연 예술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세계 뮤지컬 분야의 메카와도 같은 브로드웨이 극장들의 경우만 보더라도 2018~19시즌 기준 18억 30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1천500만 명의 관람객을 동원했다. ‘타임아웃 뉴욕’의 보도대로 올해는 이 숫자들이 모두 제로이다. 내년 6월까지 모든 공연 중단을 선언한 극장들과 배우, 연주자, 극장 관계자 그리고 그들의 가족은 이미 사지에 몰려있다.

클래식이나 뮤지컬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열리고 있는 페스티벌이나 순회연주, 발레 공연, 그리고 레코딩과 재즈 시장 역시 올스톱이다. 저변이 가장 넓다고 볼 수 있는 합창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미국 내 공연예술 관련자는 대략 1천2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올 시즌 취소 관련 보도에서 보건 당국자의 말을 빌려, ‘백신이 개발되어 사람들에게 충분히 접종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트 착용이 불필요한 상황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과 전파이지만, 뉴욕타임스의 질문처럼, ‘과연 내년 9월에는 돌아오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며칠 전 지인 여러 명의 페이스북에 유행처럼 돌던 포스팅이 있었다. 공연 관계자가 정리한 듯한 글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공연 예술계가 입고 있는 피해와 관련자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심각한가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글의 결론은 예상외로 단순 명료했다. “Please wear your mask and wash your hands!” 한국이나 대만의 경우는 제한적이긴 하지만 대면 공연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2주간의 격리를 감수하고라도 연주자들이 찾는 이유이다. 당국의 철저한 조치도 중요한 요인이겠지만, 시민들이 개인 방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제발 마스크 착용과 손을 씻어주세요!”라는 호소에 감춰진 수많은 사람의 눈물 어린 절박함을 기억하자.


김동민 / 뉴욕 클래시컬 플레이어스 음악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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