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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열며] 장미

향기로운 계절이다.

꽃은 피고 살갗에 스치는 바람은 고소한 버러향기처럼 부드럽고 매끄럽다. 아치형의 지지대를 타고 피어 오른 흰색의 덩굴장미 송이들이 아름답다. 사랑하기 좋은 계절, 붉은 장미 한송이 들고 용기를 내어보라! '사랑은 쟁취하는 것, 용기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라는 말이 있다.

'Some say love, it is a river, that drowns the tender reed./ Some say love, it is a razor, that leaves your soul to bleed./Some say love, it is a hunger, an endless aching need.'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연약한 갈대를 삼켜버리는 강이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랑을, 영혼에 상처입혀 피 흘리게하는 면도날이라고 하지.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은 사랑은 굶주림 이며 끊임없이 아파하는 갈망이라고도 해'



라디오에서 'The rose' 의 노래가 흐르고 있다. 미국 가수 Bette Midler의 고운 목소리에 실린 그 음악은 깨고 싶지 않은 꿈처럼 감미로운데, 노랫말들은 오히려 아프고 슬픈 부정적인 단어들로 시작하고 있다. 사랑은 무엇이라고 정의해야하나? 누구에게나 주어진 이 감정은 결코 쉽게 시도 할 수도, 이룰 수도 없는 것인가? 한국에도, 여기 미국에도 결혼을 못하고 있는 젊은이 들이 많다.

'상처받는 것이 두려워서 춤을 배우지 못하고, 끝없는 고통이 두려워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시도를 하지 않는다면, 죽는 것이 두려워 사는 방법을 배우지 못하는 것과 같다' 라며 일단, 일어나 시도하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다. '사랑은 힘 있고 잘난 운 좋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준 감정이며,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창조주의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다' 라고 격려하고 있다. 한 겨울 눈 속에 묻힌 작은 씨앗이 봄이 되면 자라나 꽃을 피우는 것처럼 사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아름다운 축복의 샘이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아름다운 노래다.

이 노래는 내가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접한 미국의 유명한 팝송이었다. 우리 아이가 미국에 와서 처음으로 들어간 중학교에서 배운 곡이었다.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온 어느 날 아이는 계속 무슨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다. 나도 아이가 가져온 악보를 보고 이 노래를 따라 불러 보았다. 어렵지 않은 쉬운 곡이었지만 그 가사엔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깊고 따뜻한 메시지가 들어 있었 다.

결혼을 하고 싶으나 섣불리 상대를 찾지 못하는 것은, 섣불리 다가갔다가 당할지도 모르는 실연에 따르는 그 고통과 괴로움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랑을 쟁취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모험과도 같은 것인가 보다. 그러나, 인간은 혼자일 때는 다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부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것은 원초적인 욕망일 수 밖에 없다.

올 해를 넘기면 40살이 되는 아들을 가진 친구의 한숨이 더 깊어진다. 'me too' 운동 때문에 손도 함부로 잡을 수 없는 세상에 사니 아들이 어떻게 연애를 하겠느냐고 속 타는 어미는 불만을 쏟아낸다.

초겨울 찬 서리에 함초롬히 지인의 뜰에 피어 있던 노란 장미의 단아한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 사랑은, 가슴에 씨를 품고 있으면 꽃으로 피어 나게 되는 것이란다.


이경애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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