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의 뜨락에서] 카톡방

우리는 정보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좀 창피한 말로 내가 서재에서 방귀를 뀌어도 서울에 있는 친구가 알 정도이고 같은 도시에 있는 친구의 일도 모르는데 한국의 친구가 야 누구누구가 어쨌다며 하고 연락이 오는 정도입니다. 재작년 친구가 세상을 떠났을 때도 카톡으로 연락을 받았고 교회의 목사님 설교도, 알림도 전부 카톡으로 받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한 고등학교는 동창회가 모두 카톡으로 연락이 되고 그것이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나 같은 촌놈에게도 하루에 카톡이 한 60통은 옵니다. 더욱이 친구들이 모여 있는 카톡방에서는 카톡 카톡하고 쉴새 없이 올 때도 있습니다. 사실 어떤 때는 친구에게 전화하려다가도 그 친구가 지금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전화를 안 받을 수도 있으니까 카톡으로 연락하면 틀림이 없습니다.

뉴욕·뉴저지 지역에서는 운전 중 전화를 못 합니다. 운전 중 잘못하여 친구가 나의 전화를 받다가 벌금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전화 대신 카톡으로 연락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의 친구에게도 시차를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저의 아내는 전자기구나 컴퓨터에 아주 약합니다. 그래서 e메일을 잘 이용을 안 합니다. 제가 한국에 있을 때 e메일을 보내면 며칠 동안 열어보지를 않다가는 전화할 때 왜 진작 안 알려 주었냐고 항의를 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카톡을 시작하고 나서 카톡에 푹 빠졌습니다. 갑자기 친구가 많아져서 온종일 카톡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첫사랑 남자친구에게서도 오는지 알 길이 없지만, 친구들이 좋은 글, 음악, 추수 감사의 인사들, 크리스마스 캐럴, 가십, 유튜브의 뉴스들을 보내주어서 그것을 모두 보려면 온종일도 모자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화하기가 귀찮아서 그런지 부엌에서 카톡으로 밥을 먹으러 나오라고 연락을 합니다. 나의 일을 방해하지 않으려고 한다지만 나를 놀리는 모양입니다.

어떤 친구는 카톡을 자주 하는데 말 한마디 없이 유튜브의 소식이나 음악만을 보내주는 친구도 있습니다. 그래도 건강하게 잘 있으니까 소식을 보내주려니 하고 반갑습니다. 어떤 친구는 카톡을 보내도 답이 없는 친구도 있습니다. 열 번, 스무 번 카톡으로 인사를 보내고 유튜브의 뉴스나 음악을 보내고 카드를 보내도 아무런 답장도 없는 친구가 있습니다. 1:1 채팅을 하는 것도 좋지만, 친구들이 카톡방에 모여서 수다를 떠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한 친구가 소식을 보내면 카톡방에 있는 친구들이 다 볼 수 있고 이 친구 저 친구들이 주고받는 이야기가 마치도 같이 모여 앉아 수다를 떠는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헛소문도 많이 있습니다.



유튜브의 이야기 중에는 진실보다는 지어낸 이야기로 남을 비판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도 유튜브의 뉴스를 통해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짐작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끔 아내와 언쟁을 하기도 합니다. 아니 누가 어쩌고저쩌고 했다고 하던데 라고 하면 나는 또 카더라 방송을 들었구나 라고 하면 아니 아까 방송에서 그러던데 당신이 방송보다도 정확하단 말이요 하고 침을 줍니다. 그래서 부부간의 이야깃거리가 생기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도 하도 엉터리 방송이 떠돌아 다니니까 유튜브도 통제해야 되겠다고 이야기를 한 모양입니다. 그러나 지상파 언론도 하도 거짓말을 하니까 이제는 믿을 곳이 없고 카톡으로 전해주는 친구의 이야기 밖에 믿을 곳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사람들이 왜 기차나 지하철이나 버스나 대기실에서 휴대폰을 들여다 보고 있는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카톡을 하겠지요.


이용해 / 수필가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