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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조조 래빗

‘조조 래빗’을 관통하는 소품이 있다면 그건 구두일 것이며, 액션이 있다면 구두끈을 매는 행동일 것이다. 나치 시대 한 소년의 성장기를 유머와 페이소스로 담아낸 ‘조조 래빗’은 이 사소한 사물과 움직임으로 관객의 가슴을 찢어 놓는다.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는 10살 소년. 2차대전 말기, 패망 직전의 독일에서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와 함께 살아간다.

먼저 첫 번째 구두. 로지는 조조에게 구두끈 매는 법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기술을 전수하듯 알려준다. “토끼 꼬리를 잡고 귀를 감아 위로 묶어서 구멍에 넣으면 돼.” 이후 영화는 심심찮게 구두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온다. 파란 나비를 따라가던 아이가 발견한 엄마의 구두. 조조는 풀려 있는 구두끈을 매려 하고, 엄마와 구두를 끌어안고 오열한다. 슬픔 이상의 감정을 관객에게 안겨주는 장면이다. 하지만 영화는 관객을 위로하는 걸 잊지 않는다. 다시 한번 구두는 등장한다. 갇혀 있던 유대인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가 드디어 세상으로 나오는 순간. 길잡이가 된 조조는 그녀의 구두끈을 묶어준다. 마치 엄마가 자신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김형석 /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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