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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

카메라폰이 생기고부터 언제 어디서든 카메라를 들이댄다. 시간과 공간을 저렇게 보이는 것으로 만들며 탕진한다.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은 옳지 않다. 사진밖에 무엇도 남지 않게 된다. …그때 놓친 미세한 기미는 우리가 잡아야 할 진실이었을 것이다. 그 놓침이 탕진이다.

- 이규리 아포리즘

'돌려주시지 않아도 됩니다'중에서.









이런 문장에 공감한다면 시대에 뒤처진 것인가. 그럴지도 모른다. 남루한 현실은 오간 데 없고 행복과 자기과시가 넘쳐나는 인스타그램에 영 적응이 안 되거나, 우리는 늘 연결돼 있으나 그만큼 외롭다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물론 안다. 변화에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결국은 투항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시인은 어디든 폰을 들이대느라 정작 그 순간을 놓치는 게 아닌가, 삐딱한 심사를 '남는 건 사진밖에 없는 게 아니라, 사진밖에 무엇도 남지 않게 된다'는 예리한 말로 남겼다. '좋아요'를 꾹 눌러본다.


양성희 / 한국 중앙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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