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한 초기 기업에 자금·시스템 지원"

I[주목! Biz 맨] IT기업가서 '창업 엑셀레이터' 변신 저스틴 최 네이티보 CEO

전문가 그룹 통해 교육·네트워킹·인력 지원까지
모바일게임 제작 업체 1억불 매각 화제 모으기도

저스틴 최(42) 네이티보 최고경영자(CEO)는 두 가지 명함을 갖고 있다. '네이티브 광고' 제작 업체인 네이티보 CEO 외에 '창업 액셀러레이터(Accelerator)'라는 타이틀이다. '창업 액셀러레이터'는 요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로 초기 스타트업에 단순히 돈을 투자하는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교육 및 네트워킹, 인력 등 시스템적인 지원과 멘토링을 통해 업체 성장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최 CEO는 "선발 과정을 거쳐 소수 스타트업을 돕는다는 면에서 투자 대상 기업을 다수 선정하는 벤처캐피털이나 에인절 투자와는 구별된다"며 "이미 셋업이 된 초기 스타트업 업체가 대상이라는 점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는 4개 업체의 액셀러레이터로서 멘토링을 하고 있으며 향후 2~3개가 추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 CEO는 IT업계에서 성공한 인물로 인정받고 있다. 이미 대학 재학시절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구축 대행과 제품 전략·개발 및 컨설팅으로 유명한 CIE디지털랩스(CDL)를 설립했다. CDL이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하면서 게임 개발업체인 CIE게임도 세웠다.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게임 시장 성장으로 CIE게임이 출시한 페이스북 레이싱 게임 '카타운'의 누적 다운로드 건수 1억 건을 넘어서고 게임 순위에서도 최정상의 자리를 차지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잡았다.

2013년엔 네이티보도 창업했다. 요즘 주목받는 네이티브 광고는 웹사이트에 게재된 광고지만 콘텐트가 담겨 있어 독자들도 큰 거부감을 느끼지 않은 광고를 말한다. IT기업가 답게 광고업계의 흐름도 미리 간파한 것이다. USA투데이 스포츠 미디어, 리더스다이제스트, 마쓰다, 포드, P&G, T모바일, 시만텍 등의 굵직굵직한 업체들이 네이티보의 고객이다.

그러던 중 2014년 글로벌 모바일 게임 개발업체 그루 모바일의 1억 달러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고 CDL도 매각하면서 엄청난 양의 자본이 생겼다.

최 CEO는 "인생이 바뀌는 시점이었고 당장에라도 은퇴할 수 있는 막대한 돈이 들어왔다"며 "하지만, 기업가로서의 차세대 IT기업가를 육성하는데 큰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점과 새로운 테크 분야를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로 나서기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초기 스타트업에 돈만 투자했더니 본인이 과거에 겪었던 시행착오를 그대로 따라하는 걸 보면서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한다.

최 CEO는 초기 스타트업의 대표는 기업 성장에 신경을 집중해야 하지만 정작 인력 구인, 기업 재정관리, 법률서비스에 정신을 빼앗겨 제대로 된 성장전략을 수립하지 못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CDL에는 60여 명의 전문가 있어서 업체 지원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최 CEO는 "스타트업 CEO들은 자금 확보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투자를 받은 후에야 성장 전략을 세우는 실수를 범한다"며 "펀딩 전에 자본 규모에 따라서 단계별 성장 목표를 세우는 등 업체를 빠르게 키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급변하는 IT시장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고 지속적인 신장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 CEO는 4살 때 미국에 온 1.5세로 세리토스에서 성장했으며 캘폴리 포모나 대학을 졸업했다.


글·사진=진성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