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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성장·두뇌발달 돕고, 당뇨병·암 예방 쌀까지

건강기능식품이 넘쳐난다. 하지만 비싸기도 하려니와 끼니마다 챙겨 먹는 게 쉽지 않다. 그럼 아예 주식인 쌀밥에 건강 성분이 포함돼 있다면 어떨까. 밥만 먹어도 개인별 필요한 영양소와 의약품을 섭취하는 셈이다.

200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기능성 쌀을 연구하는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쌀 품종을 교배해 실험재배한 뒤 다시 길러 상품화하는 데만 10여년 이상 걸렸다. 최근 몇 년 사이 그 결과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진화하고 있는 기능성 쌀을 조명한다.

현재 개발된 기능성 쌀은 70여 종이다. 다양한 기능성을 갖춰 나이와 특정 질환에 따라 알맞게 선택할 수도 있다.

아동을 위한 대표적인 쌀은 '하이아미'다. 일명 키 크는 쌀이다. 쌀의 씨눈에 연골과 인대 등 조직 형성에 작용하는 8종의 필수아미노산이 일반 쌀에 비해 30% 넘게 함유돼 있다. 두뇌에 좋은 쌀도 있다.



가바(GABA) 성분이 일반 쌀보다 8배 이상 많도록(100g 당 34㎎) 품종을 개발했다. '큰눈'이 대표적이다. 가바는 포유류의 뇌 속에서만 존재하는 특이한 아미노산이다. 뇌세포 대사 기능을 촉진해 집중력과 기억력을 개선한다. 약초의 추출물을 농축시켜 현미에 코팅시킨 '총명쌀'도 있다. 칼슘 쌀은 우유나 시금치, 뼈째 먹는 생선을 싫어하는 아이에게 안성맞춤이다.

다이어트를 위한 쌀도 있다. 식이섬유가 듬뿍 들어 있다. 고아미 2, 3호는 일반 쌀보다 '난소화성전분'이라는 물질이 5배 많다. 위에 오래 머물러 포만감을 길게 느끼게 한다. 또 체내 중성지방을 흡착해 밖으로 배출시키는 기능도 있다.

실제 비만 환자에게 한 달간 일반 쌀과 고아미2호를 절반씩 혼합해 지은 밥을 먹도록 했다. 그 결과 고아미2호 섭취 그룹은 중성지방 수치가 줄었다. 최근 개발된 감귤쌀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방 분해를 촉진하는 감귤의 플라보노이드 성분만 추출해 코팅했다.

노년기를 위해 개발된 맞춤쌀도 있다. 면역력을 올리는 후보 물질을 검토한 결과, 암환자가 많이 먹는 영지·상황·운지버섯의 성분에 주목한 것이다. 이들 버섯의 종균을 쌀에 배양해 버섯의 좋은 성분만 쌀과 함께 섭취하도록 만들었다.

산삼이나 홍삼 추출물을 코팅한 쌀도 있다. 집안에 암환자가 있다면 항암작용이 뛰어나다고 알려진 녹차의 카테킨, 토마토의 라이코펜 등의 성분을 코팅한 항암쌀을 먹어보는 것도 좋다. 그 밖에 체내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하는 홍국쌀(누룩의 일종인 홍국균 접종), 당뇨병 환자를 위한 저당미(뽕나무 추출물 함유) 등도 추천할 만하다.

기능성 쌀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가장 어려운 방식이 품종 교배 방법이다. 고도의 유전공학 기술이 적용된다. 특정 성분의 함량이 높은 품종끼리 교배해 장점만 딴 새 품종을 만든다. 교배 후 품종을 선별하고, 이를 다시 재배하는 방식이다.

코팅법도 많이 쓰인다. 쌀을 씻은 뒤 클로렐라나 키토올리고당, 칼슘, 철분 등 특정 성분을 추출해 농축시킨 용액에 담근다. 그후 특수 열처리해 유효 성분을 코팅한다. 코팅쌀은 밥을 하기 전에 더 씻지 않아야 한다. 유효성분이 씻겨나갈 수 있다.균을 접종하는 방법도 있다. 버섯이나 누룩 등 균사체를 쌀에 접종해 배양하면 특정 영양성분을 얻을 수 있다. 상황버섯쌀, 동충하초쌀 등이 대표적이다.

방사선을 쪼이거나 유전자재조합을 해서 특정 성분 함량을 높이기도 한다. 벼의 유전자가 변이돼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진다. 성장기 아기의 이유식이나 단백질이 부족한 환자에게 유용하다. 최근에는 유전자재조합 방식으로 레스베라톨 함량을 크게 높인 쌀도 나왔다.

최근 쌀이 신약 소재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정 성분을 강화시킨 쌀의 유효성분만 뽑아 치료제로 활용한다. 헬리코박터균 활동을 저해하는 조생흑찰, 위암 예방에 효능을 보이는 메디라이스, 알코올 농도를 감소시키고 음주 욕구를 개선하는 눈큰흑찰 등이 대표적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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